김산하(안양시청·사진)는 11일 울산문수수영장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전 여자 일반부 배영 50m 결승에서 28초40의 개인 최고 기록으로 박한별(울산시청)과 고수민(제주시청)을 0.40초 이상의 큰 격차로 꺾고 금빛 물살을 갈랐다. 이로써 10일 배영 100m 우승에 이어 이날 50m까지 제패한 김산하는 대회 2관왕을 달성하게 됐다.
2관왕 만큼 기록이 좋은 것도 반갑다. 10일 100m 배영 예선에서 세운 1분01초26의 개인기록을 몇 시간 뒤 결승에서 단숨에 갈아치우더니, 이날 50m에서도 자신의 기록을 한껏 앞당겼다.
김산하가 이번에 세운 50m 배영 개인기록은 지난 2016년 유현지가 전북체육회 소속으로 세운 한국기록인 28초17초와 0.23초차에 불과할 정도로 좁혀졌다.
사실 김산하가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전북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전에서 배영 50m와 혼계영 400m에서 우승하며 일약 배영 종목의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후 슬럼프가 길었다. 출전하는 전국대회에서 메달이 없진 않았지만, 시상대 맨 위에 서는 일은 좀처럼 생기지 않았다. 김산하는 "길을 잃고 방황하는 것처럼 그동안 어려움이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가 다시 날개를 단 것은 올해 안양시청으로 돌아오면서다. 그는 "수영선수의 전성기라면 늦은 이십 대 중반이지만 안양시청에 와서 이제야 다시 수영을 제대로 배우는 느낌"이라며 "아직 부족하지만 기록도 나아지고 있고, 무엇보다 이번 전국체전에서 결과를 얻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서문지호 안양시청 감독도 최근 부쩍 기량을 끌어올린 김산하를 높이 평가했다. 서문 감독은 "워낙 산하 선수가 피지컬이 좋고 정신력이 뛰어난 선수라 안양시청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잘할 거라 믿었다"며 "특히 기술 흡수력이 빠른 선수인데, 그 결과가 이번 전국체전에서 나타난 것 같다"며 제자의 부활을 반겼다.
김산하와 서문 감독이 함께 바라보는 목표는 내년에 열릴 아시안게임이다. 김산하는 "지금도 나아지는 과정인데,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내년 3월 열리는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꼭 대표로 뽑히고 싶다"고 다짐했다.
서문 감독도 "내친김에 산하가 아시안게임에 나가 메달을 따낸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울산/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