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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준금리 인상 전망 그래픽.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다섯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여기에 두 번째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으로, 이번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는 3%로 올라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2일 현재 연 2.5%인 기준금리를 3%로 0.5%p 올렸다. 4월·5월·7월·8월에 이어 이번까지 인상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상향하게 됐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2020년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5월엔 0.5%까지 내렸다가 지난해 8월 15개월 만에 0.25%p 올렸다. 이후 같은 해 11월과 올 1월·4월·5월·7월·8월·10월까지 인상하면서 약 1년 사이 기준금리는 총 2.5%p 높아졌다.

금통위가 두 번째 빅스텝을 결정한 건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심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5.6%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한은은 내년 1분기까지도 5%대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하면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한국은행, 4·5·7·8월 이어 이번까지 인상 '사상 첫'
미국과 금리 격차 0.75%까지 벌어진 요인 한몫
"높은 물가·환율 상승… 통화정책 대응 강도 높여"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0.75%p까지 벌어진 점도 요인 중 하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사상 첫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으면서 금리를 연 3~3.25%까지 올렸다. 미국 긴축 전망에 원·달러 환율은 1천440원대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이에 이 총재는 지난달 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0.25%p 인상의 전제 조건이 바뀌었다"고 사실상 빅스텝을 시사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빅스텝 배경에 대해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과 외환 부문 리스크(위험)가 증대되는 만큼 통화정책 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물가는 환율 상승의 영향 등이 추가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치(5.2%·3.7%)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환율 상승과 주요 산유국 감산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했다. 의결문에서 금통위는 "국내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폭과 속도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금융안정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해 판단하겠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