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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8일 오전 6시 에어아시아 항공기가 갑자기 사라졌다. 인도네시아 칼리만탄과 수마트라 섬 중간 지점에서다. 인도네시아에서 출발한 사고 비행기는 3시간 뒤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실종 이틀 뒤 마지막으로 포착된 장소에서 10㎞ 떨어진 곳에서 잔해들이 발견됐다. 승객 155명과 승무원 7명 등 162명이 희생됐다. 수습된 시신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 항공기가 비상상황도 알리지 못할 정도로 급격하게 추락한 것이다.

기체 결함에 승무원 과실이 부른 참사였다. 기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운항되는 에어버스 A320-200기종. 조사결과 사고기 내에 오래전부터 균열이 있었으나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여기에 조종사의 오판이 더해졌다. 비행 중 수차례 경고음이 울리자 기장은 서킷 브레이커를 껐고, 컴퓨터로 작동되는 오토 파일럿까지 갑자기 꺼지면서 기체가 기울어졌다. 부기장은 급격하게 항공기를 상승시켰고, 당황한 기장이 반대 지시를 내리면서 기체가 계속 상승했다. 비행기는 곧바로 속력을 잃고 추락하고 말았다.

미국 항공 관련 기관이 1950년대부터 2006년까지 발생한 1천843건의 항공 사고 원인을 분석했는데, 조종사 과실이 53%나 됐다. 이어 기계적인 결함 21%, 악천후 11% 순이었는데 항공관제 실수와 과적 정비 미흡 등 사유도 8%를 차지했다. 항공사고 10건 중 6건은 인재(人災)인 셈이다.

검찰이 이스타항공의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회사 경영진이 2015~2019년까지 서류 전형과 면접 등 채용 절차에서 점수 미달자 100명 이상을 승무원으로 채용한 것으로 의심한다. 이는 전체 채용인원의 20%에 해당한다. 국회의원과 유력 정치인들이 부정한 청탁을 한 정황이 더해지면서 파문이 커지는 양상이다.

이스타항공에서 특혜 채용자로 의심되는 부기장의 미숙한 행동으로 대형사고가 날뻔한 상황이 발생했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했다. 40대 중반 늦은 나이에 채용된 여성 부기장이 비행 도중 에어컨을 끄는 바람에 승객들이 호흡곤란에 빠질 위험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비리를 넘어 대형참사를 부를지 모르는 승무원 부정 채용은 근절돼야 마땅하다. 승객들 목숨이 달린 일이다.

/홍정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