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으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을 가르쳐 왔다. 한국의 문맹률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인 1%지만, 현재 한국인의 실질 문맹률은 75%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청소년 사이에서 미디어 문화가 발달하며 짧은 글, 짧은 내용의 게시물들이 유행하기 시작해서다. 청소년들은 짧은 문장을 단시간 받아들여 웃고 넘기는 데 집중하고, 긴 문장은 읽지도 이해하지도 못한다.
청소년의 언어 생활은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심각한 수준이다. 조회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수익을 얻는 광고 게시글에서는 일부러 맞춤법을 틀리거나, 언어유희를 하기도 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단어 중에는 '그 자체'를 '그 잡채'라는 말로 바꿔 쓰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잡채라는 단어에 웃고 넘어가겠지만, '잡채'라는 단어를 '자체'라는 단어보다 더 자주 접하면 더 익숙해지며 결국에는 자체라는 원래 단어를 잊어버리게 된다. 극단적인 예시 같겠지만, 꽤나 많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언어유희 익숙 원래 단어 잊기도
"암기 교육 국어능력 도움 안돼"
최근에는 재미를 위한 한글 파괴뿐만 아니라, 정말 몰라서 생기는 한글 파괴도 많이 생겨난다. 금일, 글피 등의 한자어는 물론 '용이하다'와 같은 단어도 모르는 경우도 있다. 한글 파괴가 점점 더 심해져 가는 지금, 학생들에게 이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정윤서(16) 양은 청소년의 언어 문화가 하루빨리 고쳐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정양은 "짧고 쉬운 문장만을 추구하는 문화를 지우고, 긴 문장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고 소통하면 언어 파괴를 극복할 수 있다"며 "처음에는 어렵고 짜증날지 몰라도 건강한 한글의 보존을 위해 청소년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서(16) 양은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교육자들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양은 "기존의 암기 중심의 국어 교육은 학생들의 국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만들 뿐만 아니라 국어 능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말하는 토론, 글쓰기 중심의 수업으로 진행되는 국어 수업이 오늘날의 언어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본인도 모르게 언어 파괴를 주도하고 있다. 본래의 한글을 잃어버리고 파괴된 언어만이 남는 것은 민족성을 상실시키고 심지어는 자주 의식마저 무너뜨릴 수 있다. 우리의 언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이를 다음 세대까지 남길 수 있어야 한다.
/수원 영덕중 정서현
※위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