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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카카오톡 등 서비스 장애의 원인이 된 성남시 분당구 SK 주식회사 C&C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서 16일 오전 경찰·소방 등 관계자들이 현장감식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2.10.16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독과점이 결국 화를 불렀다. 네이버, 카카오로 양분되는 대한민국 포털사이트를 관리하는 데이터 센터에 불이 나면서 지난 주말, 대한민국은 먹통이 됐다.

지난 15일, SK 주식회사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접속이 불가, 주말 내내 전 국민 소통채널이 끊긴 것은 물론, 카카오톡을 통한 상거래, 대리운전, 택시, 금융 등과 네이버 일부 서비스 등이 멈춰 사회 전반의 기능이 마비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를 두고 여론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포털 사이트를 기반으로 정보를 독점하던 것을 넘어 우리 생활 전반의 기능을 독점하며 2등, 3등조차 살아남지 못하는 독과점의 폐해가 이번 화재로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입을 모은다.

사회시민단체들은 이미 예견됐던 문제라고 꼬집는다. 네이버·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확장과 독과점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주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영세한 자영업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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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등에서 15일 오후부터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장애가 장기화하면서 불편이 이어지는 가운데 16일 오후 경기 과천의 한 카카오T 주차 사전무인정산기에 시스템 장애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2.10.16 /연합뉴스

중소규모 업체들이 경쟁하던 대리운전 시장에 카카오가 진출하면서 현재 대리운전 중개업체들은 대부분 사라졌고 지난해에는 카카오T 택시 중개 수수료가 사회적 논란을 낳으며 국회 국정감사에서 신랄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게다가 이 같은 혼란을 틈타 네이버가 자사 메신저인 라인을 은근슬쩍 메인화면에 홍보하며 가입자 늘리기에 나서자 일각에선 "부끄럽지도 않냐" "반성도 없고 돈만 벌면 되는 천민자본주의"라는 눈총을 보냈다. 특히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선 이번 화재를 두고 생활의 불편을 넘어 "만약 '전시' 상황이었다면 소름 돋는다"는 공포감까지 드러내고 있다.

아울러 네이버·카카오에 길들여진 대한민국이 각성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관련기사 2·4면(일상 서비스 중단에 시민들 멘붕… 과기부 장관은 사과까지)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