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미 원장
김보미 윌스기념병원(수원) 뇌신경센터 원장

우울증 발병은 심리적·사회적·환경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률이 높다. 특히 '코로나 블루'라는 우울증을 보이는 환자도 많아졌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코로나19 국민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우울감이 중증도 이상인 우울 위험군은 16.9%(2022년 6월)로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의 3.2%에 비해 5배가 넘는 수치를 보였다.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지는 가을이나 외부 활동이 줄어드는 겨울에는 우울증이 더 심해진다. 흔히 가을을 탄다고들 한다. 계절에 따라 증상이 악화되는 우울증을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하는데 계절성 우울증은 늦가을에서 겨울에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원인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의 변화 그리고 일조량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을이나 겨울철은 낮의 길이가 짧아져 일조량이 줄어들고, 쌀쌀한 날씨로 인해 실외보다는 실내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햇볕을 쬐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계절성 우울증이 나타나기 쉽다. 일조량이 적은 북유럽처럼 고위도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계절성 우울증이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기온 떨어지는 가을·겨울 더 심해져
외부 활동 늘리고 규칙적 생활 중요


세로토닌은 우울증의 주요 원인이다. 가을이 되면서 일조량이 줄면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이 감소하는데, 세로토닌은 기분뿐 아니라 식욕, 수면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가을철에는 일조량이 감소하면서 세로토닌은 감소하게 된다. 세로토닌 감소로 유발된 우울감은 스트레스로 이어져 또 다른 신경전달물질인 코르티솔 분비를 증가시키는데, 코르티솔도 식욕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체라는 부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빛에 의해 조절이 되며, 주로 밤에 집중적으로 분비되며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가을이 되면서 일조량이 줄게 되면 멜라토닌 또한 분비가 감소하게 되어 수면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계절성 우울증도 일반 우울증처럼 온종일 우울함과 무기력함을 느낀다. 그렇지만 잠이 많아지고, 식욕도 왕성해져서 탄수화물 섭취가 늘어나 폭식한다는 점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구분된다.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모두 치료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5가지 이상 여러 가지 우울증 관련 증상이 최소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기존에 우울증을 앓은 적이 있거나, 우울증 가족력이 있는 경우, 알코올 의존증이 있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계절성 우울증의 특효약이자 예방법은 햇빛이다. 시간을 내 햇볕을 쬐며 산책을 하는 식으로 건강을 살펴야 한다. 되도록 낮에 활동량을 늘리고, 규칙적인 생활과 균형 잡힌 영양섭취를 해야 한다. 가족이나 친구와 고민, 감정을 교류하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 좋다.

만일 우울감이 심하다면 자신의 감정 상태를 인정하고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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