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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신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인천항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기 위해 설치된 선박 육상전원공급설비(AMP)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미향 의원이 인천항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인천항 국제여객부두 3개 선석에 설치된 AMP 사용 횟수는 214건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3개 선석에 661차례 선박이 접안한 점을 고려하면 이용률이 32.4%에 불과한 것이다.

AMP는 부두에 대기 중인 선박이 시동을 끌 수 있도록 육지에서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이다. 선박은 부두에 대기 중에도 냉동고나 건조기 등 필수 설비를 가동하기 위해 시동을 끄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을 대량으로 배출한다.

AMP를 사용하면 선박에서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40%, 황산화물·질소산화물 등 기타 대기오염 물질의 99%를 줄일 수 있다. 


이용률 32.4%… 2번 선석은 0건
전력 받는 장치 가진 배 적은 탓
미세먼지 감소 효과 기대 못미쳐


인천항만공사는 항만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2020년부터 인천항 국제여객부두 6개 선석 중 3개 선석(1·2·5번 선석)에 AMP를 설치했는데, 특히 2번 선석에 있는 AMP는 3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사용된 적이 없다.

AMP 이용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선박이 적어서다. AMP를 사용하려면 선박에 수전설비(AMP로부터 전력을 받는 장치)와 접촉장치 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인천항 국제여객부두 3개 선석을 이용하는 5척의 선박 중 이러한 시설이 설치된 배는 2척밖에 없다. 2번 선석을 이용하는 2척의 선박은 모두 AMP를 쓸 수 있는 설비가 설치돼 있지 않다.

이용률이 낮다 보니 미세먼지 감소 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AMP가 설치된 이후 연간 미세먼지(PM10) 감축량은 1.88t으로 정박 중 선박에서 내뿜는 연간 미세먼지 발생량(377t)의 0.5%밖에 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선령 제한(30년)으로 선박 교체를 앞둔 배가 많다"며 "새로운 선박을 건조할 때 AMP를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선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