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는 아주 오래전,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벌어진다. 매일 사람이 죽거나 다치지만 흔하게 취급받아 사회면 한 귀퉁이에서 소리 없이 사라지기 일쑤다. 사건이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일어났다면 더욱 그렇다. 지난 15일 경인일보는 SPC 그룹 계열사 작업장에서 혼자 일하다 소스 배합기에 끼여 숨진 20대 청년의 사건을 단독 보도했다. 꿈많은 20대 청년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사업장에서 위험하게 일해야만 했던 이유를 끈질기게 보도하고 있다.
단독보도를 자랑하려는 게 아니다. 경인일보는 청년의 잘못된 죽음을 알린 그날,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로부터 콘텐츠제휴사 선정에 탈락했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
쉽게 말하면 대한민국 뉴스를 독점하는 네이버·카카오엔 20대 청년의 억울한 죽음을 제대로 알릴 길이 묘연해진 것이다. 분통이 터진다. 이유는 단 하나다. 피땀 흘려 생산한 뉴스가 온전히 독자에게 전달되길 바랄 뿐이다.
완벽할 순 없겠지만 경인일보 기자들은 경기도·인천 소식을 누구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그러면서도 깊이 있게 취재하는 데 열과 성을 다한다. 열악한 취재환경 속에서도 탐사보도를 통해 대형기획을 쏟아내고 '디지털스페셜' 등 새로운 읽을거리를 선보이며 지역언론을 선도해왔다. 사회와 권력의 이면을 들춰내는 단독·특종기사도 쉬지 않고 쏟아냈다. 우리의 자신감은 당장 홈페이지에서 금방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의 진심과 전략은 뉴스를 '시장'으로 바라보는 네이버·카카오에겐 유효하지 않았다.
원점으로 돌아가 지역 언론이 처한 현실을 고민한다. 대한민국 뉴스시장을 독점한 대형 포털은 지금처럼 지역언론의 목줄을 조일 것이다. 굴하지 않겠다. 77년 정통 지역언론의 기능과 역량은 흉내만 낸다고 될 것이 아니다. 경인일보를 통해 지역사회를 바라보고 목소리를 내는 경기도민, 인천시민을 위해 우리는 다시 달릴 것이다.
/공지영 정치부 차장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