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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송도국제도시 일대 아파트 전경. /경인일보DB

 

인천은 보유한 지 1년도 안 된 아파트를 되파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부동산R114가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중 보유한 지 1년 이하인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주택·연립주택 등)을 매도한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이었다. 이 기간 인천에서 집을 판 사람은 총 2만9천245명인데, 4천867명(16.6%)이 산 지 1년 안에 주택을 처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집합건물을 매도한 37만9천527명 중 보유 1년 안에 판 사람은 3만2천721명(8.6%)이다. 수도권은 8.7%(17만3천114명 중 1만5천90명), 비수도권은 8.5%(20만6천413명 중 1만7천631명)로 집계됐다. 인천이 전국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주택 가격 상승기 때 전국에서 가장 크게 오른 인천지역 아파트값이 올해 급락해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진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18.7% 올랐는데 인천은 같은 기간 34.5%나 뛰었다. 서울(14.7%), 경기(24.0%) 등 과열 양상을 보인 수도권 내 다른 지역보다도 크게 오른 셈이다.

올해는 상황이 정반대다. 1~9월 인천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3.9% 하락했는데, 이는 전국 평균(-0.7%), 수도권(-0.6%), 비수도권(-0.8%) 등 모든 지역과 비교해 내림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 상승 과정에서 대출로 주택자금을 마련해 아파트를 구매한 이들이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것도 1년 사이 매도가 급증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강기와 맞물려 대규모 물량이 공급된 것도 아파트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인천 내 아파트 분양 물량은 지난해 4만3천808가구였고, 올해도 4만5천978가구 공급됐다. 입주 물량 역시 올해 4만2천515가구를 시작으로 내년 4만4천74가구, 2024년에는 2만2천810가구가 예정돼 있는 등 아파트 가격 하락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GTX 등 광역교통망 개발 호재로 지난해 인천의 청약시장 성적이 좋았고 거래도 활발했는데, 올 들어 계속된 금리 인상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영끌족'을 중심으로 빠르게 자산을 처분하는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