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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에서 진행된 SPL 평택공장 소스 배합기 끼임사고로 사망한 여성 청년 노동자 추모 행사에서 시민들이 추모글을 게시하고 있다. 2022.10.20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평택 SPL 끼임 사망 사고를 계기로 SPC에 대한 비판 여론(10월20일자 1면 보도=[단독] 동료시신 수습 SPL 직원들, 사고후 쉬지 못했다)이 커지고 있다. 시민들뿐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까지 이 사태에 책임이 있는 SPC 측을 겨냥해 "사업주나 노동자나 서로 인간적으로 살피는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고용노동부는 20일 SPL 대표이사를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에는 이번 사고로 숨진 20대 노동자에 대한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 주최로 열린 추모행사에는 시민 50여명이 함께했다. 고인을 애도하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추모 발언자들의 목소리만이 사옥 추모 공간을 가득 채웠다. 시민들은 국화꽃을 집어 들었고 몇몇은 추모글을 써내려 갔다. 앞서 SPC그룹은 이날 행사에 앞서 주최 측을 대상으로 사측을 비방하는 표현을 금지하는 '업무방해금지가처분' 안내문을 사옥 외벽에 부착했다. 이에 문병호 공동행동 간사는 "회사를 비판하는 시민의 표현마저 막는 이러한 태도가 SPC가 사고를 대처해오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서울 뿐 아니라 이날 대전,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도 SPC 그룹을 규탄하는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SPC 불매 운동 등 비판 목소리가 거세지자 윤석열 대통령도 이번 사고에 관한 철저한 수사 등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이 관련 언급 하는 건 사고 발생 다음날인 지난 16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이날 출근길 만난 취재진들에게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 같은 사회를 살아나가는데 사업주나 노동자나 서로 인간적으로 살피는 최소한의 배려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의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SPL 대표이사를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고 경찰과 함께 SPL 평택 공장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섰다. 한편, 이번 사고로 숨진 20대 노동자는 이날 오전 6시30분께 평택장례문화원에서 발인을 마친 뒤 천안추모공원 봉안시설에 안치됐다.

/이시은·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