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의 GRDP(지역내 총생산)는 2019년 기준 21조5천530억원으로 경기도 31개 시군 중 8위 수준이지만 이천시 소재 반도체기업이 21개, 반도체 매출액은 경기도 전체의 64.9%를 차지한다. 또 반도체업 종사자 수가 경기도의 41.3%, 연구개발비 78.1%로 경기도 반도체 산업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이천시는 민선8기 출범과 함께 세계적인 반도체 도시로의 도약을 꿈꾸는 비전을 제시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도시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나아가 세계적인 반도체 핵심도시로 부상하기 위해 첨단산업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반도체파크' 조성을 발표한 것이다. 세계적 반도체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고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 갈 랜드마크를 조성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천시 반도체 매출액은 경기도의 64.9%
민선8기 출범 세계적 랜드마크 비전 제시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우리나라는 대표적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경기 남부권 전역에 걸쳐 산업단지, 연구기관, 대학 등이 산재해 있다. 그러나 반도체 중심인 대한민국에 첨단산업을 상징할 만한 랜드마크가 없는 실정이기에 이천시가 나서 SK하이닉스 인근에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반도체파크를 조성하여 반도체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반도체파크에는 반도체 전문 산업단지와 연구단지, 첨단 융복합 연구기관, 반도체 특성화대학, 미래도시체험관, 지식산업센터, 로봇드론산업 창업센터, 근로자기숙사 등 편의시설을 조성해 반도체 산업과 미래산업을 이끌어 가는 세계적인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반도체파크 조성에는 걸림돌이 있다.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이유로 진행된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자연보전권역과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보호라는 중첩규제가 걸림돌이다.
실제로 이천시는 2006년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이 불허됐으며 최근에도 수도권 규제정책에 발목이 잡혀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가 무산되기도 했다.
또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해 공장증설이 어렵게 되자 칩팩코리아, 현대오토넷, 듀폰, CJ제일제당 이천공장 등 지역경제를 지탱했던 수많은 기업이 이천을 떠났다. 현대엘리베이터도 이천에서는 더 이상 부지확보와 공장증설이 어렵게 되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유치에 나선 충주시로 떠났다.
공장증설에 발목 수많은 기업 떠나고 있어
수정법 개정안 통과로 상생협력지구 기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100% 자연보전권역으로 관련 공장 설립(신·증설)이 엄격히 제한되는 등 반도체산업의 집중 육성에 한계가 있으며 반도체파크 조성에도 어려움이 있다. 수 십 년간 이천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이 국가전략산업 핵심인 반도체기업의 신·증설까지 가로막고 세계적 반도체 랜드마크 조성을 통한 반도체 강국 실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결국 국가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지난해 송석준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생협력지구제도 제안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은 좋은 방안이다. 자연보전권역 등에 첨단산업, 교육, 의료, 문화, 복지, 생태 등 관련 단지를 조성하거나 특화시설을 설치·운영할 수 있는 지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반도체특화지역인 이천시 등을 상생협력지구로 지정하여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집적화를 유도함으로써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으며 이천시가 세계적 반도체 도시로의 비상을 위해 진행하는 반도체파크 조성이 가능해질 것이다.
한국반도체산업의 핵심 기반을 갖춘 이천을 포함한 경기지역에 관련 첨단산업의 집적화가 이루어져 국가 간 치열한 반도체 경쟁에 대응할 수 있도록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이 신속하게 진행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경희 이천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