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계열 평택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SPC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마음도 복잡한 모양새다. 불매운동이 일파만파 번지는 가운데, 가맹점주들에게 애꿎게 피해가 갈까 우려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사망사고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선 파리바게뜨, 던킨 등 SPC 계열사 제품을 구매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사고 직후 시신을 수습한 직원들에게 계속해서 작업을 시키고, 고인의 빈소에 SPC 빵을 가져다준 점 등이 알려지면서 분노는 더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21일엔 허영인 SPC회장이 직접 사과하고,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3년간 1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지만 비난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대학가·온라인 등서 분노 커져
재발방지 대책에도 비난 여전
시민단체들이 각 지역 SPC계열 점포 앞에서 불매운동 시위를 벌이는 것은 물론, 대학가에서도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도 "SPC 빵은 못 먹겠다"는 등의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SPC계열사 정보를 공유하는 게시글도 적지 않다. 양평군에 산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빵을 좋아한다. 파리바게뜨를 키우는데 크게 일조했을 것이다. 그런데 사건 처리하는 회사 모습을 보고 화가 났다. 빈소에 빵을 보내는 저의는 무엇인가"라고 했다.
용인에 거주한다는 한 누리꾼도 "SPC는 제빵사들 노동 환경이 좋지 않다고 해 원래부터 제품을 구매하지 않았다. 저 하나 불매운동하는 게 무슨 큰 힘이겠냐만 저 하나라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일부 커뮤니티 '점주 피해' 걱정
품귀현상 포켓몬빵도 구매 자재
그러나 불똥이 엉뚱하게 가맹점주들에게 튄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이에 대해 우려섞인 반응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군포과 오산지역 커뮤니티 등에선 SPC 불매 운동 관련 글에 '동참한다'는 호응과 더불어 '선량한 점주들이 억울해할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미 SPC계열사 제품들이 너무 많아 현실적으로 불매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SPC엔 별 피해가 없고 가맹점주들에게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염려가 일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품귀현상이 빚어졌던 포켓몬빵 역시 불매운동 여파로 일부 매장에 제품이 남아있자 "웬일인지 빵이 있었다. 드디어 구했다"는 반응과 "포켓몬빵도 그만 보면 좋겠다"는 냉소가 엇갈렸다. 포켓몬빵의 제조사는 SPC삼립이다.
한편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협의회는 지난 22일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 분노에 공감하는 바가 크다. 이런 분노가 생업을 이어가는 일반 가맹점들에겐 큰 고통이지만, 안전한 일자리를 만들어달라는 고객들의 질타보다 크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회사에 이번 사고에 대한 철저한 원인 분석과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 안전경영 강화 계획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7·14면(이 와중에 생산 차질 걱정했나… SPC 계열사, 대구에 직원 파견해 배합 지시)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