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의료기관에서 지난해 진료를 받은 60대 환자가 전년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인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 외에 60대에선 비뇨계통, 장, 항문 등 질환의 증가세도 뚜렷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인천지원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난해 다빈도 상병 분석 자료(인천지역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의원급 대상)를 보면, 60대가 '고혈압성 질환'(고혈압 등)으로 진료받은 건수(심사결정분 기준)는 90만1천377건이다. 이는 다빈도 상병 1위에 해당한다.
'구강, 침샘 및 턱의 질환'(치주질환, 구내염 등)이 그 뒤를 이었고, 나이가 들면 많아지는 '기타 등병증'(추간판장애, 등통증 등), '당뇨병', '관절증'(고관절증, 무릎관절증 등)은 각각 다빈도 상병 3~5위를 차지했다.
60대의 '구강, 침샘 및 턱의 질환'(치주질환, 구내염 등)은 지난해 전체 질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0%를 넘었다. 2016년(8.4%) 진료 건수와 비교하면 1.68배 증가했다. '당뇨병'도 전체 질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16년 4.9%에서 지난해 5.7%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혈압·치주질환·등통증 1~3위 順
전체 진료 작년보다 80만건 증가
"소변 불편은 방광 기능 하락 탓"
지난해 60대의 전체 진료 건수는 총 870만2천121건으로, 전년(2020년)보다 약 80만건이나 증가했다. 다른 연령대에선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에 진료 건수가 확 줄었다가 이듬해에 다소 반등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60대는 이와 달리 2020년에 감소 폭(2019년 803만6천180건→2020년 788만7천15건)이 적었으며 지난해에는 증가 폭도 커 눈길을 끈다. → 그래프 참조
지난해 60대의 '신부전'(신부전, 신장병 등/다빈도 상병 9위), '대사장애'(낭성 섬유증, 대사장애 등/〃 10위), '장의 기타 질환'(장장애, 항문 질환 등/15위) 등은 2016년보다 약 1.7배~2배 증가하기도 했다.
60대에서는 특히 방광염이나 요도염 등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다. '남성생식기관의 질환'(전립선 질환, 고환염 등/〃 13위)은 지난해 12만59건으로, 50대(5만9천426건)와 비교하면 2배 넘게 더 많았다. '비뇨기계통의 기타 질환'은 지난해 8만398건으로 2016년(5만1천682건/다빈도 상병 22위)보다 1.56배 증가했다.
가천대 길병원 정경진 교수(비뇨의학과)는 "노인성 질환이 증가하는 대표적인 진료과 중 하나가 비뇨의학과"라며 "남성의 전립선 비대증, 여성의 신경인성방광이나 과민성방광처럼 빈뇨 등 소변보는 데 불편한 증상이 생기는 것은 나이가 들어 방광 등의 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밤에 소변이 마려워 자꾸 잠에서 깨는 증상, 소변을 참기 힘들어 자주 화장실에 가는 증상,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는 증상 등이 대표적인 배뇨 장애 증상이다. 이런 증상은 혼재돼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한다.
정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에 고령화 인구가 늘고 있는 데다 생활 수준도 전반적으로 높아져 진료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환자는 본격적인 중년에 들어서는 50대 이후 연령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선 전립선암이 남성 암 중에 1위인데, 우리나라도 평균 수명 증가와 식습관의 서구화 등으로 인해 점차 미국이나 유럽에 근접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60대에선 다른 연령대와 마찬가지로 불안장애 등의 정신건강 관련 질환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기분(정동)장애'는 5년 전보다 1.54배, '신경증성, 스트레스-연관 및 신체형 장애'는 1.89배 늘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