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기도원 욕실에서 지적장애인을 폭행한 뒤 방치했다가 숨지게 한 5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류경진)는 폭행치사와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5·여)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25일 오후 11시30분께 인천의 한 기도원에서 자신이 돌보던 지적장애인 B(31·여)씨를 폭행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기도원 욕실에서 B씨가 가슴을 밀치면서 세면대에 머리를 부딪쳤다. 이에 화가 난 그는 B씨를 밀어넘어뜨린 뒤 팔을 꺾고 가슴을 누르는 등 폭행했다. A씨는 평소 B씨를 전담해 돌봐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A씨의 폭행으로 추운 날씨의 차디찬 욕실에서 의식을 잃었고, 3시간가량 방치됐다가 숨졌다. 평소 A씨는 B씨가 다른 사람에게 주먹을 휘두르거나 욕설을 할 때마다 회초리로 손바닥 등을 때리기도 했다.
A씨는 법정에서 "폭행과 B씨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며 "폭행했을 때 (B씨의) 사망을 예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기도원 욕실의 온도가 매우 낮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점 등을 봤을 때 B씨가 저체온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부족한 지적장애인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점에서 비난받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피해자를 일상적으로 학대해 왔다는 정황이 보이지 않고, 평소 피해자를 돌보느라 힘들었던 상황에서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등은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