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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1969년 미 국방부가 만든 아르파넷(ARPAnet)이 시초다. 미 국방부는 핵전쟁 같은 중대 사태가 발생해도 끄떡없는 네트워크 통신망을 구축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인터넷의 기원이 된다. 이후 인터넷은 끝없이 진화를 거듭하여 영국의 과학자 팀 버너스 리가 1989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밖에 있는 전 세계의 컴퓨터들과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게 되니 이것이 바로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이다. 여기에 일리노이대 학생이었던 마크 안드리센이 여자 친구 생일 선물용으로 만든 인터넷 검색엔진 모자이크를 더욱 발전시켜 1994년 넷스케이프(Netscape)를 설립했다.

과학사 연구자들은 이를 근거로 1994년을 인터넷 대중화의 원년으로 간주한다. 군사용으로 또는 전문적인 소수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이용되던 인터넷이 이때부터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끝없이 진화와 발전을 거듭한 인터넷은 이제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생활의 동반자 아니 생활 그 자체가 됐다.

디지털 기술이 만든 온라인 세상은 가상공간이 아니라 또 하나의 현실이다. 인터넷을 통해 우리는 서로 만나고 소통할 뿐 아니라 상품 및 금융거래 등 일상의 거의 모든 영역을 이에 의지하고 있다. 지난 15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우리는 인터넷과 온라인 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다. 금융거래나 택시 이용은 물론 기본적 소통마저 제한되는 일상의 멈춤을 경험했다. 24일 먹통 사태의 책임을 지고 카톡 국감이 열렸다.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카카오 톡의 위상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 이를 자물쇠 효과 이른바 록인 효과(Lock In Effect)라 한다. 록인 효과는 원래 술집이나 클럽에서 단속을 피해 영업시간 뒤에도 문을 닫고 손님을 받고 계속 머물도록 하여 고객을 충성파 고객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그러고 보면 일부 스마트폰부터 카카오 톡·페이스북 등 고객의 충성도가 높은 독과점 품목들이 상당히 많다. 사고가 터질 때마다 나와서 의례적인 사과와 예상되는 대책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거나 자물쇠 효과에 기대어 고객을 인질로 삼지 말고 기업인들은 기업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지 깊이 통감하고 늘 성찰해야 한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