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위 일렉트로니카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시나위 일렉트로니카 시즌2'의 공연 모습. /경기아트센터 제공

국악의 새로운 가능성과 외연을 꾸준히 확장 시켜 오고 있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이번에 수석 악장이자 '잠비나이'의 리더인 이일우, 월드뮤직그룹 '공명'의 임용주, 얼트 일렉트로닉 듀오 '해파리', 비트 메이커 라이언클래드와 시나위 일렉트로니카 시즌2를 열었다. 이들의 시너지는 기대를 크게 뛰어넘는다.

'한의 정서'를 담은 한국적 블루스와 리듬 악기가 발달한 국악은 그 어떤 다른 쟝르의 음악들과도 잘 어울린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장르는 전자음악이다.

그렇게 해서 내놓고 있는 시리즈가 바로 '시나위 일렉트로니카'. 가장 전통적인 장르와 가장 미래적인 장르와의 결합인데 그 간극을 가득 채우는 어울림이 놀랍다. 작년 첫 시즌이 전자음악 전문가들과의 협연이었다면 이번 시즌2는 국악 전공자들의 전자음악과의 결합이다.

전통·미래 장르 간극 메운 결합 공연
왕실 제사에 테크노·은하 속 등 구현


시나위 일렉트로니카2의 첫 번째 무대는 해파리의 'Born by Gorgeousness', 조선 왕실 사당인 종묘에서 제사 지낼 때 사용하는 음악과 춤인 종묘제례악에 앰비언트와 테크노를 결합하였다. 엄격한 형식과 규율의 유교음악이 레이브, 트랜스와 만나 지구상 그 어디에도 없는 'Pop' 제사 음악이 탄생하였다.

이일우의 'Footprints on the Milkyway'는 미지의 우주를 향해 떠나 은하 속을 부유하고 지구로 다시 귀환, 하늘의 별들을 보며 자신의 행적을 그려보는 이의 이야기다. 우리 전통악기들이 전자음악과 결합하여 이런 스페이스록을 구현할 수 있음을 들려주었다.

라이언클래드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타악앙상블 궁궁과 선보인 세 번째 무대 'Birthday Party in the Woods'. 디즈니랜드같은 알록달록 숲 속 무대에서 펼쳐지는 산신령의 생일파티다. 라이언클래드만의 독특한 일렉트로니카 위에 동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시나위 일렉트로니카 시즌2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시나위 일렉트로니카 시즌2'의 공연 모습. /경기아트센터 제공

이날 마지막을 장식한 임용주의 '울릴 굉轟'은 전통 음률의 표준을 상징하는 유율 타악 편경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대편성곡이다. 피리, 대금, 가야금, 거문고 등 관현악 악기 소리를 실시간으로 프로세싱, 변형한 묵직한 전자음악이 압권이다.

어려움 탈피한 실험적 도전… 흥겨워
국악 외부와 소통·발전 모습 선보여


이런 음악들은 이 세상 다른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지구 상에서 유일한 음악이다. 음악의 국적과 장르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실험적이라고 해서 결코 어려운 음악이 아니다. 특히 빠른 비트와 묵직한 저음이 특징인 전자음악과의 결합은 국악을 보다 흥겹고 편한 음악으로 바꾸어 놓았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우리 국악이 어떻게 외부와 소통하고 융합하고 발전할 수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매번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다음 공연이 몹시 기대되는 것이다.

/권재륜 음악애호가·스튜디오레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