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랑외교는 중국 외교관들의 거친 언행과 공격적인 스타일을 일컫는다. 위키백과는 'Wolf warrior diplomacy'라 칭한다. 실베스터 스탤론의 '람보 시리즈' 스타일을 모방한 중국 액션 영화 '특수부대 전랑'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논란을 피하고 말을 아꼈던 외교 관례와 달리 자국에 대한 비판을 비난하고 폭언·폭행을 서슴지 않는 등 오만하고 거칠다. 코로나 19 창궐 때 자국이 발원지가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키려 강화된 전랑외교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 확정에 즈음해 절정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이달 중순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영사관에서 반중(反中)시위를 하던 30대가 영내로 끌려가 집단폭행을 당했다. 영사관 직원에 총영사까지 가해했다는 주장이 나와 양국 외교 문제로 번졌다. 피해자는 인터뷰에서 "영사관으로 끌려간 것이며, 경찰이 구하지 않았으면 죽었을지 모른다"고 했다. 영국 외무장관은 "시위대는 영국 영토에 있었고, 시위는 평화롭고 합법적이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중국 정부는 영국이 총영사관 보호에 소홀했다며 적반하장이다. 서방국가들은 상대국을 불편하게 하는 전랑외교의 전형이란 비판을 한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중 관계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난 2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다. 그는 미국이 자신들의 가치를 앞세워 다른 나라를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한중 양국의 상호 호감도가 높지 않아 매우 안타깝고 걱정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일부 언론이 중국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인 보도를 한 점이 현재 양국 국민감정의 불화를 초래한 주요한 원인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중 관계가 나빠진 데는 국내 언론의 책임이 크다는 시각이다. 언론을 정부 선전·선동 수단으로 보는 사회주의의 한심한 언론관을 여과 없이 드러낸 거다.
북한에서 유학한 싱하이밍은 우리말이 유창한 지한파이나 친한파는 아니다. 대사로 와 신임장도 받기 전 코로나 방역을 위해 후베이(湖北) 성 방문자를 입국 금지한 우리 정부를 비판하는 등 행보에 거침이 없다. 지난해엔 대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 발언을 반박해 논란이 됐다. 대중 외교가 부담인 시점에 '싱하이밍 리스크'가 얹혀졌다.
/홍정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