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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시설관리·인천공항운영서비스·인천국제공항보안 자회사를 설립해 용역회사 소속이던 비정규직 공항 노동자 9천여 명을 지난 2018년부터 2020년 7월까지 정규직 형태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들은 임금 등 처우가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관계자들이 카트를 끌고 청와대로 도보 행진을 하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정규직이 되면 나아질 거란 기대가 있었는데 허상이었어요…."

인천국제공항에서 15년 넘게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으로 일한 A(50)씨는 지난 2020년 7월 정부 정책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됐을 때 뛸 듯이 기뻤다고 한다.

근로 여건과 처우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는 그는 "3조 2교대로 근무하다 보니 노동강도가 높다. 최근에는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조치로 공항을 찾는 사람이 많아져 더 힘들다"며 "세계 최고 시설을 자부하는 인천공항인데, 노동자들의 근무 여건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고 푸념했다.

인천공항 시설관리직으로 근무하는 B씨(39)는 최근 5년간(2018년~2022년) 월 급여명세표를 내밀었다. 그는 매달 급여로 170만~200만원을 받고 있었다.

B씨는 "시설관리직은 전문 자격증까지 따고 들어오시는 분이 많은데, 공항이 아닌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는 시설관리직에 비해 임금이 매우 적은 수준"이라며 "매년 물가상승률만큼도 임금이 오르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자격증 따도 월 170만~200만원 수준
"임금도 적어 일 하려는 사람 없다"
신규 입사 33%가 1년도 안돼 퇴사


인천공항은 문재인 전 대통령 주요 공약인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1호 사업장이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시설관리·인천공항운영서비스·인천국제공항보안 자회사를 설립해 용역회사 소속이던 비정규직 공항 노동자 9천여 명을 지난 2018년부터 2020년 7월까지 정규직 형태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들은 임금 등 처우가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공항 정규직 청소노동자 C(58)씨는 "일주일에 6일을 공항에 나가 청소한다"며 "일이 힘들어 직원이 새로 들어와도 금방 나가버린다. 임금도 적어 이 일을 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최근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정규직 전환 이후 올해 8월까지 신규 입사한 753명 중 250명(33%)이 근속연수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퇴사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자회사가 저임금이라 기피하려는 경향이 있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공항의 적자가 심했음에도 고용 유지 등을 위해 노력했다"며 "근무시간 등 노동자들이 열악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조만간 노사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노동자들의 처우 등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해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28일 하루 동안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