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사건' 이은해 1심 무기징역 선고… 조현수는 징역 30년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왼쪽)·조현수(30)씨가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2022.4.16 /조재현기자 [e-mail]

국민적 이목이 집중된 '계곡 살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은해(31)씨에게 무기징역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이규훈)는 27일 선고 공판에서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공범인 조현수(30)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A(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할 줄 모르는 A씨가 기초 장비 없이 다이빙하도록 해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씨와 조씨가 A씨의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이라고 봤다.

당초 검찰은 이씨와 조씨에게 A씨를 구조할 수 있는데도 일부러 하지 않아 살해했을 때 적용하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아닌 직접 살해한 상황에 해당하는 '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법원 "생명보험금 8억 수령하려고 범행 공모"

"범행 은폐, 도주, 변명 등 양심의 가책 없어"

이에 재판부는 이씨는 혼인 신고 이후 A씨가 55세 이전에 사망했을 때 8억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생명보험을 체결했고, 굳이 돈을 들여가며 보험을 유지할 명분이 없음에도 이를 유지했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A씨가 경제적 파탄에 이르러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생명보험금을 편취하기 위해 조씨와 범행을 공모했다고 봤다.

이어 재판부는 검찰 측이 주장한 작위에 의한 살인에 대해선 무죄라고 보고 부작위에 의한 살인을 유죄라고 설명했다. 이씨와 조씨가 수영을 하지 못하는 A씨를 구호 장비 없이 계곡 안으로 다이빙하도록 유도했으나 이러한 행위가 바위에서 밀거나 강제로 물속에 빠뜨린 것과 같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씨와 조씨가 A씨에 대한 제대로 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살해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는 남편을 경제적 이익 수단으로 삼았고, 피해자가 재정적 파탄에 이르자 더이상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내연 관계인 조씨와 범행을 공모했다"며 "2차례 살해 시도가 모두 실패했음에도 단념하지 않고 피해자를 물속에 빠지도록 유도하고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점에서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범행을 은폐하고, 도주하기까지 했고, 법정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했다는 점에서 양심의 가책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태양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