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법원 판결로 인천 지역 지하도상가 점포주(임차인)의 양도·양수·전대가 더 이상 불가능해졌다.
점포주(임차인)들은 생존·생계가 달린 문제라며 인천시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서고 있는데, 인천시는 고심하는 모습이다.
■ 불가능해진 양도·양수·전대
2005년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이 제정되면서 행정 재산인 지하도상가는 양도·양수·전대 등이 전면 금지됐다. 인천시는 2019년까지 지하도상가 양도·양수·전대 문제를 방관해오다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2020년 지하도상가 점포의 양도·양수·전대를 제한하는 내용으로 조례 개정을 추진했는데, 점포주(임차인)의 반발이 일자 행정안전부 등과 협의해 2022년 1월 30일까지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점포주(임차인)의 직영 전환, 전차인의 영업 기간 등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였다.
임차인 직접 운영하거나 투자비 포기
전차인들 가게 다른곳으로 옮겨야
인천시의회는 인천시가 요구한 내용으로는 부족하다며 유예기간을 2025년까지로 바꿔 조례를 개정했다. 인천시와 행안부는 인천시의회가 통과시킨 개정 조례에 대해 대법원에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인천시와 행안부의 손을 들어줬다. 현 시점에서 지하도상가의 양도·양수·전대 행위는 불법이 됐다.
■ 점포주-인천시 갈등 불가피
대법원의 판결로 지하도상가 상인들의 반발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점포주(임차인)는 앞으로 지하도상가를 직접 운영해야 하고, 점포를 재임차한 전차인들은 지하도상가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게를 옮겨야 한다.
인천 전체 지하도상가의 75% 정도가 점포주가 재임대한 전대 점포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 상가는 점포주(임차인)와 전차인의 계약 기간도 남아있어 상황이 더 복잡하다는 게 상인들 설명이다.
점포주(임차인)들로 구성된 인천시지하도상가연합회 등은 "생계와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인천시가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계약기간 남아 상황 복잡해져
市 "신중하게 검토후 입장 밝힐것"
여소회 인천지하도상가 특별대책위원장은 "재임차를 못 하면 상가를 직접 운영하거나 극단적으로는 투자비용을 전부 포기하고 시에 반납하는 수밖에 없다"며 "점포주(임차인) 중 많은 분들이 노령인 데다 노후를 생각하고 점포를 마련한 것이라 생계권이 달려 있다"고 했다.
이어 "2005년에 상위법이 개정됐는데도 인천시가 15년 동안 방치하다 갑자기 이렇게 해버리니 황당한 심정"이라며 "대법원 판결이 나왔으니 인천시가 관련해서 결단을 내리든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는 단순히 접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신중하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하도상가의 양도·양수·전대 현황도 파악된 게 없다. 정확한 실태조사가 바탕이 돼야 이후의 절차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중하게 사안을 검토한 후 추후 공식적으로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