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룸(Probe station)
클린룸(Probe station).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제공

경기도 반도체 소부장 산업은 그간 '자립화'를 위한 연구지원 사업에 중점을 뒀다. 반도체 산업에 꼭 필요한 소재·부품·장비들이 상당수 해외에서 수급하는 실정인데, 국제정세에 따라 수급 불균형을 겪으며 우리 반도체 산업이 근간을 흔들리는 위기를 겪어서다.

국내에서 개발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소부장의 국산화'를 경기도가 첫걸음을 뗀 셈인데, 산업의 기초 격인 소부장을 지원해 기초부터 탄탄하게 다지겠다는 의지의 발현이다.

필수 소재 등 상당수 해외서 수급
10개 과제 실제 시장 점유율 생겨


실제로 경기도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하·융기원)이 운영한 '경기도 소부장 자립화 연구지원 사업'을 통해 도내 중소기업들이 지난 3년여 간 기술 개발의 지원을 받았다.

그 결과 사업을 시작하기 전 2019년과 비교해 사업 2년차인 2021년, 자립화 연구지원을 받은 과제 10개가 실제 시장에서 통하며 점유율이 발생했다. 비록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우리 소부장 기술의 자립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고 향후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처럼 자립화 연구과제를 융기원과 함께 수행한 기업들은 이와 같은 지원사업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러버소켓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ISC는 이번 융기원과의 협업을 통해 미세피치소켓에 적용가능한 원재료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미세피치소켓을 쉽게 설명하면 휴대폰, 노트북 등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메모리 반도체 등을 생산할 때 반드시 반도체가 정상 여부를 전수검사해야 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테스트소켓이다. 사실상 이 소켓이 없으면 검사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이병주 ISC 이사는 "피치를 줄여감에 따라 전기적 측정 등 분석·측정을 해야한다. 그때 회사에선 보유하고 있지 않은 장비들을 융기원에서 분석, 측정할 수 있었고 학회에 있는 새로운 기법이나 기술을 기업차원에선 접근하기 어렵거나 시간이 걸리는데, 이런 부분을 도움받아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융기원은 자립화지원사업의 핵심 지원정책으로, 핵자기공명분광기(NMR), X-선 광전자분광기(XPS) 등 기업들이 쉽게 구비하기 어려운 고가의 장비를 구축해 기술개발에 매진하는 기업들을 위해 제공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박사급 지원인력이 멘토가 돼 장비를 활용한 기술 분석을 함께 고민하면서 기업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역할을 한다.

수행한 곳들도 입 모아 '절실' 강조
"국산화위해 정부·지자체 더 투자"


이 같은 지원은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김종원 ISC 이사는 "소부장 산업에서 특히 소재개발을 지원하는 과제는 우리 역시 오랜만에 연구개발에 나섰다. 그만큼 중소기업으로선 투자도 많이 필요하고 사업적 리스크도 커 쉽게 도전하기 어렵다"며 "소재 국산화를 위해선 개발 분야에 사람과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국가, 경기도에서 소재관련 사업 지원을 더 많이 확대하고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