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제주 항로 카페리를 운항하는 하이덱스스토리지가 운항 4시간 정도를 남겨 놓고 운항을 취소했다. 선박 정기 점검 과정에서 선박 엔진과 연결된 윤활유 펌프의 이상이 발견됐기 때문인데, 운항을 무리하게 강행하려 했다가 뒤늦게 고객들에게 알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인천~제주 항로 선사인 하이덱스스토리지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인천발 제주행 운항이 당일 오후에 취소됐다. 이 선박은 오후 7시에 출항 예정인데 4시간 전인 오후 3시께 운항 취소를 결정하고, 예약을 한 여객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점검 미완료 상황서 화물 적재·고박 등
자연스레 승객에 통보 지연… 500여 명 피해


이 선박은 지난 14일부터 선박 정기점검을 진행했다. 선사는 25일 오전에 점검 마무리 단계로 목포 인근 해역에서 진행한 해상시운전 과정에서 윤활유 펌프 이상을 발견했으나, 해당 선박을 인천까지 운항했다. 점검을 진행한 한국선급 등과 논의해 결정했으며, 인천에서 조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것이 선사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운항 예정일 당일 오후에 운항을 취소했다. 특히 선사는 안전점검이 완료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6일 오후에 화물을 적재하고 고박하는 등 운항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선사가 무리하게 운항을 강행하려 하면서 여객에게 통보가 지연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운항 취소가 이뤄진 지 4일째인 이날까지 선박 안전점검은 완료되지 않았다.

인천~제주 카페리는 한 항차에 300여 명이 탑승한다. 이번 운항 취소로 500여 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여객에게 통보했다면 여객 피해나 불만도 크지 않았을 것"이라며 "무리하게 운항을 강행하려고 하다가 운항이 어렵다고 보고 뒤늦게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이덱스스토리지 관계자는 "여객에게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점검이 길어지면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고, 조속히 운항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