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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희 협성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초지능 AI는 장래 인류를 존망의 위기로 몰 수 있다."

이젠 참 상투적인 얘기로 들린다. 실은 구글 딥마인드 연구원 마커스 허터와 옥스포드대학 연구원 마이클 코헨·마이클 오스본이 올해 8월 미국 인공지능학회 전문지 'AI Magazine'에 게재한 논문의 결론이다. 인공지능(AI)은 지구의 제한된 자원(에너지)을 두고 인간과 경쟁할 것이며 거의 확실히 인간을 이길 거란다.

위 연구는 '적대적 생성 네트워크(GAN)'라 불리는 모델에 기초했다. GAN은 생성기와 판별기라는 두 종류의 네트워크가 서로 적대적(Adversarial)으로 경쟁하고 학습하며 정밀도를 높여간다. 이를 테면, 위작을 만들어내는 화가와 작품 진위를 판별하는 감정사 역할을 각각의 네트워크에 접목해 서로를 경쟁시키는 형태로 AI 학습을 촉진한다. 위작 화가는 감정사를 속이지 못한 데이터를, 감정사는 위작 화가에게 속은 데이터를 각각 입력받아 적대적으로 학습한다. 피드백이 거듭될수록 쌍방의 능력은 향상되고, 위작이 진품과 구별되지 않을 때까지 이어져 가짜를 진짜 그림처럼 만든다. 정반합(正反合)이다.

일취월장을 거듭하는 AI는 어느새 우리 일상으로 파고들며 괄목상대가 따로 없다. 도로에서 자동차를 몰고, 소설·칼럼을 쓰며, 밑그림도 없이 단숨에 멋진 그림을 그리고 작곡까지 한다. 인재 면접은 물론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도 AI(로봇)가 메우고 있다. 2026년엔 온라인 콘텐츠의 90%를 AI가 만들 것으로 전망한다. 70여 년 전 앨런 튜링이 인간처럼 생각하는 기계 출현을 예측한 이래, 언제쯤 인류를 뛰어넘는 초지능(Super-intelligent) AI가 등장할지 초미의 관심사다. 


자동차 몰고 소설 쓰며 작곡까지…
저출산·고령화에 노동력 부족 메워
전문가들 "원자폭탄보다 위험" 경고


"낡은 건 사라지는데, 새로운 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 속에 위기가 존재한다. 그 틈에 다양한 병적 증상이 나타난다."

20세기 초 이탈리아 혁명을 꿈꿨던 안토니오 그람시의 얘기로, AI로 대표되는 21세기 현실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 바야흐로 대전환의 시대다. 패러다임 변화의 징조는 뚜렷한데 새로운 건 여전히 그 형태가 불확실하고 모호하다.

스티븐 호킹을 비롯해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등 관련 전문가들은 이미 AI가 원자폭탄보다 위험하다는 경종을 울린 바 있다. 특히 AI 출현은 우리 문명사에서 최악의 사건이며 인류의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생전 호킹은 경고했다. 또 컴퓨터과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AI가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특이점(Singularity)'이 2045년쯤 도래할 것으로 점쳤으며, 그 시점이 이젠 앞당겨질 거란다.

지구상 생물은 4억4천500만년 전 고생대 오르도비스기 대멸종(빙하기 도래)을 시작으로 지금껏 5번의 대멸종을 겪었다. 물론 지구라는 시공간에서 보자면 이 또한 단순한 지표 변화일 뿐. 그럼에도 생물은 후대를 잇는 게 지상과제이니 자신이 창조한 AI로 말미암아 6번째 대멸종을 맞는 우(愚)를 범해선 안 된다.

"원가절감 5%는 불가능해도 50%는 가능하다."

'창의력에 미쳐라'라는 책에 등장하는 대목으로 분명 논리적 모순이다. 과연 AI는 이 주장의 취지나 해법을 떠올릴 수 있을까. '창의력'을 지닌 인간은 가능하다. 과제로 인식하는 순간 그 해법을 찾으려 논리와 비논리를 오가며 고심한다. 또 정답이 복수거나 아예 정답이 없는 영역에선 더욱 빛을 발한다.

미래엔 인간 육체·정신 대체하지만
가치·개성·창의력 손상되진 않아


AI가 주도하는 미래사회의 큰 특징은 인간의 육체노동뿐만 아니라 정신노동의 많은 부분까지 기계가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량의 데이터 처리·저장, 데이터 내 패턴·관련성 추적, 최적화, 예측 등이 AI의 특기다. 하나 그런 결과값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주관적 판단(가치 판단)을 하는 건 여전히 인간 몫이고, 가장 오랜 기간 AI로 대체되지 않는 건 단연 창의력과 관련된 일일 게다. 최근엔 창의력을 지닌 AI 연구도 진행되고 있고, 그게 실용화되는 AI 발 퍼펙트스톰에도 인간의 가치나 개성, 창의력이 손상되진 않는다.

/김광희 협성대학교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