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jpg
정석환 수아텍스 대표
원자재 가격상승에 고환율, 고금리까지 중소기업들이 고사 위기에 몰렸다. 환율·금리 상승은 전 업종에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섬유업종에 직격탄이 됐다. 섬유업 특성상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것이 많은데 원재료 가격이 오른 데다 환율까지 치솟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당사는 경기도 포천시에 위치한 기업으로, 여성의류원단 중 니트소재를 구입하여 완제품을 생산하고 유럽지역으로 수출을 시작하여 미주, 일본, 중국 등으로 수출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바이어 발굴의 어려움을 겪게 되며 많은 중소기업들이 온라인 비즈니스 구조로 전환하였으나 섬유업 특성상 온라인 비즈니스가 적합하지 않다는 편견을 뒤로하고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개설하고 영문 기업 홍보 영상과 브로슈어를 만들어 온라인 비즈니스 체계를 구축하였다.

온라인 비즈니스 전환 준비를 마쳤지만 자재 가격상승과 고환율로 자재 수급에 차질이 생겨 계속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와중에 이탈리아의 구매자로부터 FTA 협정세율 적용을 필수 거래조건으로 요구하는 주문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수출을 시작하게 되었다.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받은 첫 오더였기 때문에 반드시 거래를 성사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FTA 전문인력이 없었기에 복잡한 절차와 규정으로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경기도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협력해 운영하는 경기지역FTA활용지원센터를 알게 되었고, 북서부를 담당하는 경기북서부FTA활용지원센터에서 1인 기업에 대한 FTA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영세기업 FTA특화 컨설팅을 받게 되었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 중 하나는 거래처들에게 협조를 얻어야 하는 것이었다. 당사의 업무프로세스 특성상 원산지판정을 위해서는 원재료구입처 및 외주업체들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 FTA활용 경험이 없는 기업들은 어떤 서류가 필요하고, 왜 FTA를 활용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모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잘 설명해야 했다. 하지만 FTA활용은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임을 거래처들에게 이해시키는 순간 업무협조도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흔히들 FTA는 수입자만 관세 상의 혜택이 있고 수출자, 생산자 및 국내 벤더들은 실질적인 이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FTA활용을 통해 수출이 증가하게 되면 국내 거래주문량이 늘어날 것이고 이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의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다. 이에 국제무역에서 FTA 활용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복잡한 절차로 FTA 활용을 포기하려던 당사는 경기북서부FTA센터 컨설턴트의 지원으로 인증수출자 취득을 통해 구매자가 주문한 벨벳원단의 FTA협정관세율을 적용하여 수출할 수 있었다. 한-EU FTA의 경우 6천 유로를 초과하는 수출 건에 대해서는 인증수출자 취득을 해야한다. 인증수출자 취득 이후에도 경기FTA활용지원센터를 통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받으며 기존 수출 국가의 FTA협정세율 적용도 비교해 보고 있다. 인증수출자 취득이 1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추후 연장을 하게 될 경우에 사후컨설팅을 통해 필요한 부분을 지원받을 수 있어 FTA를 활용한 수출 준비 부담이 감소되었다. 컨설팅 뿐만 아니라 FTA관련 교육 및 설명회도 참여하며 수출경쟁력을 확보하여 해외 시장진출을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협정마다 관세와 혜택 기간이 다 다르므로 복합 FTA 가운데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협정을 찾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적용된 협정이 개정되거나 추후 인증수출자 취득 연장 등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인력과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당사는 현재, 한-EU FTA를 넘어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지만 여전히 원자재 공장들과의 FTA 관련 서류 발급에 대한 어려움이 존재한다.

중소기업들도 쉽고 편리하게 FTA를 활용하여 수출이 확장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사업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길 기대한다.

/정석환 수아텍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