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의정부시의원의 이해하기 어려운 의정활동으로 의정부시 관계 부서와 보육기관이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해당 시의원은 20여 년간 어린이집을 운영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어린이집 지도감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현재 있는 지도감독원을 없애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 논란이다.
행감서 임기제 인력 필요성 지적
市 관계자 "앞뒤 맞지 않는 주장"
7일 의정부시와 의정부시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A의원은 여성보육과에 어린이집 지도감독 업무와 관련한 상당한 양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특히 시가 채용한 임기제 지도감독원 2명에 대해선 근무 현황과 추가근로수당 지급내역과 같은 개인적이고 세부적인 자료까지 요구했다.
A의원은 또 전체 국공립어린이집의 2021년도 운영일지와 보육지원 근무일지, 특성화 경비 지출 내역 일체를 요구하기도 했는데, 이에 시 담당부서는 각 어린이집들로부터 A4용지 수천장에 달하는 서류를 취합해 이삿짐 상자 3개에 나눠 A의원에게 전달했다.
A의원의 화살은 지난달 19일 행정사무감사에서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A의원은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정보공개포털'에 세부 정보가 제대로 공시되지 않은 점을 들면서 2명의 임기제 지도감독원이 필요한지를 지적했고, 내용을 설명하는 여성보육과 관계자를 향해 언성을 높였다. 이로인해 행정사무감사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시가 TF를 꾸려 시에 있는 어린이집 모두를 대상으로 정보공시 상태를 점검하는 전수조사를 벌이겠다고 하면서 논쟁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A의원은 멈추지 않고 지난 4일 시의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본 의원이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지적하고자 했던 것은 전문가로 구성된 임기제 공무원의 어린이집 지도점검과 담당 부서의 관리 감독에 관한 부분"이라며 "TF 활동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저는 의회 차원의 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집행부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한발 더 나아갔다.
시청 안팎에선 황당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시 관계자는 "A의원이 자꾸 언급하는 임기제 직원들과 담당 부서가 큰 심적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어린이집 관리 소홀을 지적하면서, 아예 지도감독 인력을 없애자는 A의원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A의원은 "어린이집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관심이 많고, 이 분야를 더 많이 보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정보공시문제는 아주 기본적인 사항으로, 지금까지의 내 의정활동이 지나치다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