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1·2번 없이 3·4번 출입구만 있는 전철 역사가 있다. 이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전철 개통 후 수년째 반쪽짜리 출입구만 이용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가정역'은 2016년 개통한 역사로 현재 3·4번 출입구만 있다. 애초 인천시의 계획엔 가정역도 여느 전철 역사처럼 1·2번 출입구가 있었다. 하지만 서구 가정동 일대의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이 변수가 됐다.
이 사업에 따라 가정역 인근을 지나는 도로인 서곶로가 새로 조성돼야 했다. 서곶로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우회 임시도로가 필요했는데, 가정역 1·2번 출입구 예정지와 이 도로가 겹친 것이다.
루원시티 사업 임시도로와 겹쳐
서곶로 개통 3년째 현실은 여전
인천시는 서곶로를 개통하면 임시도로를 폐쇄한 뒤 가정역 1·2번 출입구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곶로가 2019년 11월 개통한 지 3년이 다 되도록 가정역 1·2번 출입구는 공사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가정동 일대 주민들은 당장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가정역 주변 아파트 단지 3곳에 4천여 가구가 추가로 입주하기 때문에 1·2번 출입구가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고 토로한다. 앞으로 가정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특히 출퇴근 시간대에 큰 혼잡을 빚게 되고 안전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인천교통공사의 도시철도 수송실적을 보면 가정역의 하루 평균 이용 인원(승·하차)은 2020년 1만446명, 지난해 1만2천710명, 2022년(1~10월) 1만5천694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용객·주민 늘어 수요증가추세
출퇴근 혼잡 안전사고 발생 우려
서구 가정동 일대 입주민 등으로 구성된 루원총연합회는 최근 인천시와 인천시의회에 가정역 1·2번 출입구 설치와 관련해 질의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김성국 루원총연합회 공동회장은 "아파트 입주민 등 신규 인구 유입뿐 아니라 인천시의 여러 산하 기관들이 입주하는 루원복합청사가 들어서면 가정역을 오가는 사람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1·2번 출입구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시는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가정역 1·2번 출입구 설치를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인천시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인천교통공사가 1·2번 출입구 설치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1·2번 출입구 설치가 차질 없이 예정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예산 확보, 행정 지원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