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박물관·미술관의 수장고 부족 상황(2021년 4월30일자 1·3면 보도=[경인 WIDE]이건희 컬렉션 '그림의 떡'…경기도에 와도 둘 곳 없다)과 관련해 경기도 공공수장고 건립 추진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경기문화재단은 올해 진행한 '경기도 공공수장고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 용역 결과에 따라 공공수장고 건립 마스터플랜 세우기에 나섰다.
연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수장고의 포화도를 보여주는 수장률의 경우, 경기도박물관은 적정량의 두 배에 달하는 195.3%, 경기도미술관은 168%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남준아트센터와 실학박물관, 전곡선사박물관은 90% 안팎의 수장률을 나타냈으며, 이 뮤지엄들의 소장자료는 연평균 약 1천400점 이상 증가했다.

보고서는 특히 경기도박물관과 경기도미술관의 문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가 보유한 유물의 88%가량을 경기도박물관에서 수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한 기관의 문제가 아닌 경기도의 문화재 관리 체계 정비 차원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미술관은 현재 대형 입체·설치 작품을 구입하더라도 보관할 곳이 없는 실정이다.
보관할 곳 없어… 타지역으로 유출
수장고의 포화는 경기도에서 발굴되는 문화재의 외부 유출로도 이어진다. 관련 법 개정 이후 모든 매장문화재는 보유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곳이 위탁기관으로 선정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경기문화재연구원에서 2008년부터 발굴 조사한 37회 유적 매장문화재 가운데 단 9회만 도내 지자체의 박물관으로 귀속됐다고 밝혔다.

일부 유물과 미술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시킬 수 있다
보고서에 명시된 공공수장고 건립의 필요성은 이번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수차례 거론됐다.
황대호 도의원은 "소장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장고가 필수적인데 이미 수장고가 가득 찬 현 상황에서는 소장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며 "기증 의사가 이어지는 박물관과 미술관은 일부 유물과 미술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이에 "예산 확보와 신규 수장고 신설 등 조속한 대책 마련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석균 도의원과 유종상 도의원 역시 수장고 포화 현상을 문제점으로 지적한 바 있다.
내부투어 가능한 '개방형' 제시도
'소장품 DB' 시스템 정비도 준비
보고서는 향후 건립될 경기도 공공수장고의 형태로 수장 면적을 확보하는 동시에 문화재 등을 수집하고 관리하며 내부 투어가 가능한 '개방형 수장고'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공공수장고가 들어설 부지로 광주 곤지암 도자공원 경기도자박물관 부지와 수원 경기상상캠퍼스 부지, 동두천 미군 반환공여구역 등이 검토됐다. 수장고 면적은 경기도박물관·경기도미술관·백남준아트센터·실학박물관·전곡선사박물관 등 5곳이 사용하는 규모로 약 5천㎡를 예상했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올해 공공수장고 건립과 관련한 TF 팀을 꾸리고 마스터 플랜을 마련한 뒤 예산 편성 등의 후속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뮤지엄의 소장품 관리(DB) 관련 시스템 정비 사업도 내년에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