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1. 인천의 한 대학에 다니는 A씨는 지난달 29일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에 있었다. 다행히 무릎에 찰과상이 조금 생기는 정도로 큰 사고는 피했으나 그날의 참혹했던 기억들이 A씨를 괴롭혔다. 수업을 듣는 등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불현듯 비명소리나 바닥에 쓰러져 있는 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A씨는 반복되는 악몽에 잠을 설치고 있다.
# 사례2. 같은 대학에 재학 중인 B씨도 이태원 참사 당시 사진이나 영상을 접한 뒤 무기력감을 느낀다. B씨는 지인이 핼러윈 축제에 참여한 것을 알고 있었던 터라 언론 보도를 접하고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인하대, 관련 동영상 자료 제작
인천대, 마음건강 지침서 게시
경인여대·인천재능대도 상담
인천지역 대학들이 이태원 참사 이후 불안이나 우울 등의 증세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돕고 있다.
인하대학교는 교내 상담센터를 통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재학생들에게 전문적 상담을 벌이고 있다. 또 트라우마(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회복을 위한 동영상 교육 자료를 제작해 학생 온라인 강의 시스템에 제공했다.
인천대학교는 '마음건강을 위한 지침서'를 만들어 학교 홈페이지 등에 게시했다. 지침서엔 충격적이거나 두려운 사건을 접한 이후 나타날 수 있는 불안, 무기력감, 슬픔, 우울함 등의 감정을 안내하고 이 같은 감정을 추스르는 방법 등이 담겼다.
경인여자대학교는 심리상담과 함께 음악·미술 치료 등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달 말엔 인천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인천시 자살예방센터와 함께 '마음 안심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마음 안심버스는 국가적 재난 등이 발생한 현장을 찾아가 심리 상담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인천재능대학교는 재학생 대상 심층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생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과 비슷한 또래여서 다른 세대보다 더욱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전체 재학생을 대상으로 트라우마 예방에 초점을 맞춰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