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의 한 중학교 학부모들이 학교 앞 왕복 2차선 도로 옆 물류창고 준공을 앞두고 학생들의 보행 안전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당장 내년 초부터 학교 앞 좁은 도로의 교통량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지만 업체와 오산시는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13일 오산시 등에 따르면 오산 성호중학교 인근 원동 일원에는 4만3천여㎡ 부지, 지하 1층~지상 6층 3개 동 규모로 풍농물류센터가 건축 중이며 내년 1월께 준공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학부모들은 물류센터의 직원 차량과 업무 관계 차량 등 하루 700~800대의 차량 통행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하며, 학교 앞 도로에 물류센터 관계 차량 진출입을 통제하고 통학로를 일방통행 도로로 만들어 줄 것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내년 1월 준공 좁은 도로 차량 급증
학부모, 통학로 일방통행 등 요청
"보도블록 공사, 차도로 내몰아"
지난 11일 안민석(민·오산)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성호중·고등학교의 안전한 통학환경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서도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성호중 학부모 A씨는 "물류센터 공사를 진행한 2년 동안 수많은 중장비, 화물 차량이 학생들 통학로인 학교 앞 좁은 도로를 오갔다. 왕복 2차선의 폭이 좁은 통학로를 학생들이 건너다니는데, 시공사가 안전요원을 배치한 건 불과 6개월 전부터다. 통학로로 레미콘이나 덤프트럭 같은 대형차량이 다니지 않게 해달라고 업체에 수없이 요청했으나 소용이 없었다"며 "공사가 끝나면 수 백대의 차량이 다니게 될 텐데, 안전대책은 전혀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분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공사 차량이 계속 드나드는 와중에 시는 학생들 통학로의 보도블록 교체공사를 하고 있다. 인도가 다 파헤쳐져서 아이들이 아예 차도로 다니고 있다. 제발 학생들의 안전을 지켜달라"며 "대책 마련을 위해 몇 차례 회의를 했지만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고, 업체와 시가 서로 핑계만 대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풍농물류센터 관계자는 "오산의 도시계획이나 시정 운영상 필요한 조치에 대해서는 풍농이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시가 해결할 부분이 많다"고 답했다.
간담회서 업체·市 해결책 못 내놔
시 관계자는 "학생 통학 안전 주변 교통 흐름 등에 대해 몇 가지 대안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안 의원과 오산시의원, 시 관계자, 성호중 교장 및 학부모, 풍농오산물류센터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오산/김학석·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