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호-인천본사정치부차장.jpg
박경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인천 근대사에서 중요한 인물인 손승용(1855~1928) 목사가 1900년대 초 강화도 잠두교회 목사와 잠두합일학교 교장을 지낼 때 쓴 애국창가집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창가집이면서 가장 많은 노래를 수록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손승용 목사의 창가집이 북간도의 '최신창가집 부악전'(1914년)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만들어진 '애국창가'(1916년)의 바탕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천 강화도를 꼭짓점으로 하와이와 만주가 연결되는 항일음악사의 고리는 우연이 아니다. 1902년 인천 제물포항에서 하와이로 우리나라 최초의 이민이 이뤄졌기 때문이고, 강화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 성재 이동휘(1873~1935)가 북간도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20세기 전후야말로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시대다. 한반도에서 하와이는 물론 미국 본토와 중남미 등지로 이주하기 시작했으며, 일본과 만주로 이주한 한국인은 400만명에 달했다. 강제징용도 포함한다. 동북아시아 전체로 보면 1천만명이 국경을 넘어 살았다는 자료도 있다. 한일 강제병합 직후 강화도에서는 강화학파 유학자 이건승(1858~1924)이 서간도로 망명하고, 간도에서는 여성작가 강경애(1906~1944)가 인천의 노동자들이 등장하는 소설 '인간문제'(1934년)를 썼던 그런 시대였다.

인천시는 정부가 신설할 계획인 재외동포청을 유치하기로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2~20일 유럽 출장길에 올라 재외 동포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재외동포청 설립 지역은 행정서비스 대상인 재외동포들의 의중이 중요하다. 특히 동포단체, 교민단체 등 성공한 재외동포들의 목소리가 중요하게 반영된다. 이쪽을 중심으로 유치 활동을 하는 인천시 전략은 유효해 보인다. 인천시가 손을 내미는 재외동포의 범위를 더 넓혀보면 어떨까. 특히 역경의 역사를 딛고 뿌리 내린 고려인이나 재일교포처럼 그동안 한국사회가 주목하지 않은 이들도 재외동포청 유치에 함께한다면 더 좋은 명분을 더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들의 역사 배경은 인천과 무관하지 않다. 지금 인천에서는 고려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만들어지고 있기도 하다.

/박경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