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미디어센터_성남
성남에 있는 지역미디어센터에서 활동가들이 마을 미디어를 통해 일상의 소소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경기콘텐츠진흥원 제공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마을 미디어의 영향력을 높이고자 '지역영상미디어센터 활성화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도민들이 직접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은 2019년부터 지역영상미디어센터 활성화지원 사업 중 하나로 '미디어센터 활동지원'과 '콘텐츠 유통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도내 7개 미디어센터(고양·군포·부천·성남·수원·의정부·화성)를 중심으로 마을 미디어 교육 및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다. 또 마을 미디어의 영향력을 높이고자 도민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수도권에서 방송하고 있다.

특히 '경기마을미디어축제'는 도민들이 직접 참여해 일상의 소소한 변화를 이끌어낸다. 참여자들은 지역 미디어의 활성화를 위한 동기부여는 물론 문화를 확산하는 역할을 한다.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제4회 경기마을미디어축제에는 활동가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고, 우수 마을 미디어 활동팀과 우수 콘텐츠에 대한 시상식도 열린다. 

 

활동가_이지연
이지연 활동가.

마을미디어 '진로맘' 이지연씨
선행초 엄마 모여 라디오 진행


마을 미디어를 통해 일상의 소소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수원시 거주 활동가 이지연씨. 기자가 꿈이었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마을 미디어 '진로맘'을 알게 됐다.

진로맘에서 교육을 받아 이를 토대로 선행초등학교 엄마들을 함께 잇는 마을 미디어 '맘디오'를 결성했다. 맘디오는 엄마들의 숨겨진 열정을 깨우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맘디오 활동 덕분에 육아만 하던 일상에 단비가 내렸다"는 그는 "엄마들이 모여 라디오를 통해 공감하고 소통하면서 내 아이는 물론 내 친구의 아이들까지 소중해졌다"며 "앞으로 선행초 엄마들뿐 아니라 다른 학교 엄마들과도 함께 맘디오 활동을 해 소중한 추억을 쌓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마을 미디어 유통지원 사업인 TBS 우리동네라디오에서 선행초 엄마들의 '깨침공책'과 '관찰일지'를 소개한 바 있다.

활동가_정원기
정원기 활동가.

송내동 '께네마' 활동 정원기씨
청소년 문제 집중 팟캐스트 활동


'께네마' 팀원으로 활동 중인 부천시 거주 정원기씨. 그는 코로나19로 버스킹 공연이 어려워지자 주된 활동 무대를 팟캐스트 형태의 미디어 콘텐츠인 마을 미디어 '송내동 께디오(께네마 라디오)'를 시작했다.

지난해에 이어 께디오 시즌2를 진행 중인 그는 시즌1에서 마을 미디어를 통해 서아프리카 문화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토대로 청년들이 겪는 사회문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좀 더 쉽게 구성했다. 시즌2에서는 청소년들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모든 청소년은 꿈이 있고 열정을 가진 귀한 아이들"이라며 "께디오를 통해 사회와 가정이 먼저 이 친구들의 손을 놓아 버리지 말자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활동가_조정옥
조정옥 활동가.

시니어극단 '실버스타' 조정옥씨
연극배우·라디오 DJ로 맹활약


성남시 시니어극단 '실버스타'의 조정옥씨 역시 마을 미디어 활동으로 제2의 인생을 펼치고 있다. 서양화가의 삶을 살았던 그는 여태껏 앞만 보고 살아온 지난날이 야속해 이전까지 몰랐던 '연극'에 과감히 도전했다.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시니어 극단 두 곳 가운데 한 곳인 중원노인종합복지관의 빛나리 연극단에 들어가 연기를 배웠다. 이후 시니어극단 실버스타에 들어간 그는 연극배우로 무대에 오른 지 3년 만에 연기대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 중원노인종합복지관과 수정노인종합복지관에서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그는 "마을 미디어 활동으로 지원과 체계적인 교육을 받게 되면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면서 "이제는 사투리 쓰는 아나운서도 있고 각자의 개성이 존중받는 시대다. 노인들도 당당한 '선배 시민'으로서 마을 미디어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세상이 우리의 생각보다 더 넓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을 미디어는 매체가 아니라 지역에서 미디어를 활용해 공동체 활동을 하는 개인이나 팀을 말한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은 지난 4년간 도내 31개 시·군에서 활동하는 95개의 마을 미디어 단체를 발굴했다.

현재 '유통지원' 사업을 통해 54개의 마을 미디어와 공중파 라디오 뉴스를 만들고 지역의 이슈를 논의하며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장우일 도 콘텐츠정책과장은 "마을 미디어는 '공동체 회복'이라는 답안을 제시하고 우리네 사소한 일상다반사에서 글감을 얻고,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서로 소통하는 것에서 답을 찾고 있다"며 "이런 작업은 곧 마을의 콘텐츠이자 끈끈한 유대감을 쌓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을 미디어라는 이름으로 가꾼 커다란 희망은 온 마을이 함께 이야기를 쓰면 쓸수록, 서로의 일상을 나누면 나눌수록 더욱 따뜻한 햇살이 돼 비춰줄 것"이라며 "마을 미디어가 나누는 이야기들이 지역의 공동체를 끈끈하게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