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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 서영석 국회의원과 부천지역 시·도의원들이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은 당시 한 식당에서 술자리 모습. /독자 제공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 술자리를 가진 서영석 국회의원과 부천지역 시·도의원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이렇다 할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14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부천정 지역위원회 당원, 전 고문단, 시민 유권자 15명은 지난 8일 오전 부천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 이태원 참사 후 눈물 대신 술 마신 자격 미달 서영석은 사퇴하라"면서 "아부 군단 시·도의원들도 모두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중앙당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워크숍을 앞세워 국회의원, 시·도의원, 일부 당원들이 참사 속에서도 웃으며 1차, 2차에 걸쳐 술판을 벌였고 심폐소생술 교육이라는 야비한 꼼수까지 부렸다"고 주장했다.

서영석 의원·부천 시도의원
'이태원 참사' 다음날 워크숍

서 의원과 박상현·유경현 경기도의원, 손준기·최은경·윤담비 부천시의원, 대의원은 이태원 참사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파주의 한 저수지에서 열린 당원 교육 워크숍에 참석했다. 이들은 족구를 한 뒤 술을 마셨고, 이어 포천의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7일에도 이학환 시의원 등 국민의힘 부천정 당원협의회가 서 의원에 대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로 인해 모두가 각종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전 국민이 슬픔을 나누고 있을 때다. 서영석 국회의원과 일부 지방의원은 더는 시민의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부천지역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까지 나서 사퇴를 촉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음에도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킨 의원들은 정작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비난이 거세질 전망이다.

시민들 나서 사퇴 촉구 '빈축'
공식 사과 한마디 없이 출근

한 시의원은 "당 차원에서 감사가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걸 보면 결국 대중들에게 잊힐 시간을 벌기 위한 얄팍한 계략이었다"면서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 없이 의회에 출근하는 시·도의원들의 모습은 더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의원도 "이번 일로 물의를 일으킨 의원들은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면서 "애도 기간이 끝난 만큼 정식으로 사과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