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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엽 인천본사 사회교육부 차장
지난 1일 2022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인천SSG랜더스필드를 찾았다. 올해에만 20차례 넘게 야구장을 찾았지만, 처음 보는 생소한 장면들이 눈에 띄었다. 공수교대를 할 때마다 인천SSG랜더스필드 전광판에는 좌석별 비상 대피 동선을 알려주는 방송이 나왔고 장내 아나운서는 야구장 내 계단을 조심해서 이용해달라고 계속 당부했다. 경기가 끝나자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가장 가파른 4층 관중석 입구에는 안전요원들이 배치돼 관객들이 안전하게 퇴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기 3일 전에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인해 바뀐 풍경이다.

우리는 그동안 생활 속에 있는 많은 안전 위험 요소를 무심코 지나쳐 왔다. 매일 아침 지하철역에선 많은 사람이 갈아탈 열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전력 질주를 해왔고, 열차 안은 항상 사람들로 가득했다. 많은 사람이 찾는 시장 안에 점포들 사이에는 무질서하게 엉킨 전선들이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멀티 탭 여러 개를 이어 수많은 전기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아직도 차가 많지 않은 왕복 이차로 도로에서는 무단횡단을 하는 시민들이 많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 이후 여러 재난 대비 시스템을 정비해왔다. 하지만 또다시 대형 참사를 마주하게 됐다. 안전 불감증의 위험을 아직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주인공 백승수는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이냐"는 지적에 "소 한 번 잃었는데 왜 안 고칩니까? 그거 안 고치는 놈은 다시는 소 못 키웁니다"고 답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수많은 대형 참사 속에서도 우리는 외양간을 제대로 고치지 못했다. 또 다른 참사를 막으려면 이제라도 외양간을 제대로 고쳐야 할 시기가 됐다. 정부에서는 참사 원인을 제대로 진단해 다시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대책을 제대로 세워야 할 것이다.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젊은이들과 유가족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유일한 길이다.

/김주엽 인천본사 사회교육부 차장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