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답답하거나 원하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가끔 하늘에 나는 새로 자유로움을 말하며 비유하곤 한다. 새가 하늘을 나는 능력과 자유로움의 동력은 날개에서 나온다. 새의 날개는 양쪽에 있어서 좌행하고 싶으면 좌행하고 우행하고 싶으면 우행하고 위로 날고 싶으면 상행하고 아래로 날고 싶으면 하행한다. 상하좌우를 자유로이 나는 새를 보고 있자면 참 원하는 대로 하는 존재처럼 보인다. 그런데 새가 위로 날아오르고 싶어서 계속해서 위로만 날아올라 아래로 내려올 생각을 잊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결국 그 새는 큰 사고를 당해 우리의 시야에서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날개라는 동력은 자유라는 크나큰 힘을 안겨주지만 한 편으로는 통제력을 상실하는 순간 자기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
새에 있어 날개와 같은 것이 인간에게는 권력이다. 그것이 정치적 권력이든 물리적 완력이든 군사적 무력이든 경제적 자본력이든 심리적 도력이든 상관없이 모두 통제력을 전제로 쓸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그 통제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힘이 주어지면 그 사람이나 그 사회에는 시기의 문제일뿐 반드시 재앙이 뒤따르게 된다. 이것이 인간이 자기의 욕망을 통제해야 하는 이유이다. 위로 올라가고 싶다는 욕심만을 채우기 위해 올라가는 것은 자기가 소유하고 싶은 욕심을 채우려는 것과 같은 심리이다. 문제는 그것을 성취할 만한 적절한 인연과 정당한 사유나 방법이 전제되지 않을 때이다. 이 모든 것을 살필 줄 아는 힘이 바로 통제력이다. 그러므로 새에게 날개가 양날의 칼이듯 인간에게 권력도 그러하며 그 힘이 크면 클수록 심각성은 더하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