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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필 한국국토정보공사(LX) 경기남부본부장
집에 들어오자마자 연이은 출장으로 피곤한 몸을 소파에 바로 눕혔다. "여보! 그저께 아버님 선산 문제는 처리됐어요?" 아하! 회사 일에 쫓겨 중요한 집안일을 깜빡했다. 아버지가 물려주신 선산이 먼 친척과 공동소유로 되어 있었다. 어렵지도 않은 일을 미룬다고 핀잔을 주며, 재산정리는 빨리 해야 한다고 와이프가 찔러대는 바람에 더 이상은 미룰 수가 없다.

"토실아~ LX 포털에 접속해줘." 토실이라는 애칭을 가진 우리집의 동그랗고 하얀 인공지능(AI) 비서에게 부탁했다. 땅과 관련된 문제 해결은 LX(한국국토정보공사)가 진리다. LX가 전 국토의 3차원 디지털맵을 실시간으로 구축하면서 일반 국민들은 국토와 관련된 모든 정보와 컨설팅, 전문업체 연결까지 모든 것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오후 4시, 업무처리에 조금 늦은 시간인 듯했지만 서둘러 보기로 했다. "LX에 접속하였습니다." 토실이의 대답이 채 끝나기도 전 '상속된 토지 처리'라고 말하자, VR(가상현실) 화면에 상속받은 토지의 고유번호를 입력하라는 창이 떴다. 토지 소재지를 중얼거리자 토지정보 접근권한 단계를 설정하는 창이 열리고, 개인 고유번호의 입력과 동시에 해당 토지의 연혁과 최근 촬영된 항공영상이 나타났다. 권한코드는 '증여'로 3차원으로 해당 토지의 실사용 현황을 볼 수 있었다. 고향을 떠나며 거의 발길을 끊다시피한 아버지의 산은 그립기도 하고 낯설기도 했다. 보기에는 그냥 우거진 산인데, 3개의 묘지와 폭 1m 이하의 산길이 일부구간 존재한다고 위치와 현황이 표시되었다. 묘지의 관리는 공동소유자이고, 산길의 위치는 산 초입부터 묘지까지 약 30m 정도로 확인되었다.


LX '국토디지털종합지도' 통해
법적 효력 내땅 위치·고유번호 제시
메타버스에 동일 작업·결과값 처리


"공동소유는 매매 등 부동산 처분을 위한 절차가 까다로워 공동소유를 필요로 하는 특정한 사유가 없는 경우, 대부분 합의와 분할을 통해 재산권을 분리한다"는 안내 설명이 곁들여졌다. '컨설팅 의뢰'와 '분할을 통한 재산권 분리'를 클릭하자 묘지를 포함한 지형과 산길, 식재 등 재산 가치를 계산해 소유자별 면적대로 분할할 수 있는 2가지의 최적 결과값이 도출되었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고려했을 때 '길과 묘지가 앞쪽에 있어 내 땅이 쓸모없거나 불편하게 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뒤쪽에 호두나무가 약 100그루 정도 식재되어 있어 재산적 가치로 환산하니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첫 번째 결과가 좋다고 입력했더니 잠시 후 공동소유자도 첫 번째 결과를 선호했으며 비용 공동부담에 합의했다는 LX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분할측량을 바로 처리하시겠습니까'. '예'를 누르자 '직접 참여'와 '원격 참여'를 선택할 수 있었다. '원격참여'를 클릭하자 '20초 후 담당자와 연결됩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평소 좋아하는 차분하고 모던한 음악이 깔리면서 'LX 원격제어실과 연결합니다'라는 알림과 동시에 밝은 얼굴의 LX맨이 등장했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오늘 현장 안내를 맡은 LX맨입니다'. 다른 화면에는 토지와 가까운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버티포트(정류장)가 실시간으로 비춰지면서 현장 담당자가 당도했음을 알 수 있었다. 측량기사가 빠르게 드론을 준비해 이륙시키자 원격제어실에서 미리 보내놓은 결과값으로 드론이 이동해 현장 지점을 표시했다. 이동한 지점마다 친절하게 설명해 주며 순식간에 현장측량이 끝나고, 후속 행정절차에 대한 안내가 이어졌다. '국토디지털종합지도'를 통해 법적 효력을 가지게 될 내 땅의 위치와 고유번호를 미리 알려주고, 대한민국 메타버스에도 동일한 작업과 결과값 보존을 처리하겠다는 안내가 이어졌다. 가상현실의 실시간 공유가 일상이 된 지금 세상에서는 당연한 절차였다. 결제와 분담금, 문의사항 안내를 끝으로 상냥한 인사와 함께 창이 종료되었다. '참 쉽네'.

가상현실 실시간 공유 편리한 일상
결제·분담금 등 안내… 참 쉬운 절차


이젠 완전한 내 소유가 된 땅을 뿌듯한 마음으로 들여다보다 '띠띠띠띠' 소리에 퍼뜩 정신이 돌아온다. 시계를 보니 오후 5시다. 준비할 것이 많아 하루 전 알람을 맞춰놓은 업무혁신 발표 일정이었다. '꿈을 꾸었나'. 기지개를 켜며 소파에서 일어나 창밖을 보니 막바지 가을로 접어든 동네가 온통 붉은 단풍으로 불타오르고 있다. 짧았지만 꿈이 실현된 듯한 설레던 기분에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건 바로 예지몽(豫知夢)이 아닌가! 뜨거워진 마음으로 내일 발표를 준비하러 간다.

/윤한필 한국국토정보공사(LX) 경기남부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