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프놈펜 심장질환 환자의 집에 방문해 찍은 사진을 보고 한 말이다. 지난 14일 그 말이 나온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듣던 필자도, 그 회의 뒤 만난 타사 후배 기자도 서로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냐"며 고개를 갸우뚱했던 기억이 있다. '포르노'라는 단어에 집착했기 때문이다. 다른 기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곧 빈곤 포르노를 향한 비난이 빗발쳤고, 국민의힘은 장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대척점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돌을 던졌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성을 찾자'고 맺은 글에서 '빈곤포르노는 앞으로도 치열하게 토론하고 고민해봐야 하는 용어"라며 "빈곤포르노라는 용어에서 포르노에 꽂힌 분들은 이 오래된 논쟁에 대해 한 번도 고민 안 해본 사람임을 인증한 것'이라고 장 의원을 향해 던지는 비난에 일침을 놨다.
그의 말처럼 빈곤포르노는 후원금 모금을 위해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적 영상과 사진을 사용하는 것을 비판하는 용어였다. 뉴스 채널을 틀면 저개발국 아이들을 등장시켜 후원을 요구하는 사회단체의 광고에 문제제기하는 용어다.
그렇다면 포르노와 동급으로, 윤리적 지탄을 받을 저열한 언어라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장 의원의 표현이 적절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대중을 상대하는 정치인이 대중이 이해하는 언어를 썼는지가 의문이다. 관련 학회 세미나였거나 시민단체의 토론회였다면 단어가 적절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극적인 단어로, 혹은 어려운 단어로 장 의원은 방문국(캄보디아)이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데 그 나라 국빈으로 초대받은 김 여사가 그와 반대되는 일을 한 것이 외교적 결례라는 요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의도적으로 논란을 원한 것이 아니라면 장 의원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이다.
/권순정 정치2부(서울) 차장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