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인천본사 10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9일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신희식((사)아침을여는사람들 이사장) 독자위원장, 이동익(민주노총 인천본부 조직국장)·양진채(소설가) 독자위원이 참석했고, 홍지연(책방 산책 대표) 독자위원은 서면으로 의견을 보내왔다. 인천본사 목동훈 편집국장이 나와 독자위원의 의견을 들었다.
'한국지엠 20년…' 인천 존재 깨닫게 해줘
'제물포 르네상스' 청사진 꼼꼼하게 따져야
'…괭이부리마을' 낙후지역 인식될까 우려
이달 독자위원들은 '로컬이 희망이다'를 주제로 꾸민 창간특집 기사를 인상 깊게 읽었다고 했다.
양진채 위원은 "경인일보가 지난 70년 동안 '로컬'에서 크고 작은 사건과 소식을 알리며 그동안 꾸준히 기사를 내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면서 "이번 창간 기획인 역시 '로컬의 희망이다' 역시 로컬의 중요한 이유를 잘 잡아내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지연 위원은 창간 기획 가운데 '공동체'편을 관심을 갖고 읽었다고 했다. 홍 위원은 "곁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인천의 다문화 공동체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하는 기사가 돋보였다"고 했고 또 "이웃사촌이 복지 사각을 없앨 수 있다는 점에서 공동체 역할을 강조한 기획 기사도 시의 적절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동익 위원은 노동 현안을 다룬 크고 작은 기사들이 눈길을 끌었다고 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준수' 필수 인력 턱없는 인천교통공사>(4일자 3면), <'신당역 살인' 공론화… 인천교통공사, 역무원 안전대책 '속도'>(6일자 3면), <'죽음의 일터' 학교 급식실 환경개선 촉구>(12일자 6면) 등이다.
이 위원은 "꾸준하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라고 생각이 된다. 꾸준히 관심을 갖고 꾸준히 지적해야 해결이 되고, 해결되기 전까지 경각심이라도 꾸준히 줄 수 있다"고 했다.
신희식 위원장은 <한국지엠 20년, 기로에 선 미래>(20·24·25일자 1면·13면)기사를 눈여겨봤다. 그는 "한국지엠이 우리 인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예전과는 달라도 부평지역에서는 아직도 상당하다"면서도 "그동안 우리가 한국지엠을 구체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너무 당연하게 인천에 있으니 잘되어야 하는 기업 정도로만 생각해왔다는 사실을 이번 기획을 읽고 배웠고 또 새롭게 깨닫게 됐다"고 했다.
아쉬운 기사도 많았다.
신 위원장은 유정복 시장의 역점 사업인 '제물포 르네상스'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기사를 지면에서 만나보기 힘들다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칭찬하는 기사 보다는 비판적인 기사가 많아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사업이 추진된다"면서 "'르네상스'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하고, 또 재원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청사진에 대한 기사만 나오고 있는데, 사상누각이 되지 않게 경인일보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양 위원은 <현장르포/한숨 느는 괭이부리마을, 비싼 연탄에 까맣게 속타는 '겨울 추운 이웃'>(13일자 6면) 기사에 대해 "현장르포라는 형식이 굳이 필요한 기사였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그는 "겨울철 난방과 관련해 형편이 어려운 계층이 겪는 일반적인 문제로, 만석동이나 괭이부리마을에 국한된 문제라고 볼 수 없다"면서 "해당 지역을 좋지 않은 모습만 반복적으로 비추면서 낙후된 지역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그런 부분도 걱정스럽다"고 했다.
기사 제목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양 위원은 <"힘들고 푼돈"… '노비 맛집' 소문난 인천공항 시설관리직>(28일자 4면) 기사에 대해 "혐오감을 주는 표현이었다. 제목에 따옴표를 썼고 일부 계층에서도 자주 쓰는 '맛집'이라는 표현이지만, 언론까지 이러한 표현을 인용할 이유가 있었는지 묻고싶다"고 했다.
'아동 성폭행범 김근식'과 관련한 보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 위원은 "김근식 출소 문제는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인일보 기사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깊이 있게 논의되어야 하는 사안인데, 대중심리에 따라 졸속으로 다뤄지며 이슈가 소비되고 있었다"면서 "경인일보가 이 이슈에 대한 쟁점을 정리하고 잘 부각해 논쟁을 붙여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도록 다뤄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위원은 또 11일자 사설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대한민국의 북핵 불감증>과 칼럼 <연평도가 대한민국의 현실이다>(18일자 19면)가 지나치게 호전적이고, 한반도의 긴장관계를 지나치게 부각하고 있어 문제라고 했다. 그는 "규탄은 필요하다. 그런데 감정적이고 호전적으로 대하면 안 된다"면서 "마치 당장 전쟁이라고 해야 한다는 것처럼 이슈를 호도하면 안 된다"고 했다.
정리/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