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누구보다도 사고 수습과 치유를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태야 할 부천지역 일부 국회의원과 시·도의원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나 보다.
민주당 소속 A 국회의원과 시·도의원들은 추모와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는 참사 바로 다음날 파주의 한 저수지로 당원 워크숍을 떠났다. 이 자리에서 전 국민의 슬픔을 무시한 채 술자리를 가졌다. 이들은 당원들과 함께 족구경기도 하고, 소주와 맥주를 나눠 마셨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포천의 한 식당으로 이동해 술자리를 이어갔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A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려 깊지 못한 행사 진행으로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반성하고 자숙하겠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당 지도부의 음주 금지령에도 술판을 벌인 것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까지 이번 사태를 일으킨 당사자들의 사퇴를 잇달아 촉구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A 의원과 시·도의원들은 아직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여전히 본연의 임무에 충실히 하고 있다. 지역 정가는 기가 찬다는 반응이다. 시민들의 시선도 싸늘하다. 사람들은 이들이 진짜 사퇴하길 기다리는 게 아닐 것이다.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는 정치문화가 정착하길 원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는 158명으로 늘었다. 슬픔에 잠겨 있을 유가족과 국민들 앞에 이제는 답해야 할 때다. 그게 바로 정치인의 책임 있는 자세다.
/이상훈 지역자치부(부천)차장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