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두가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 검사를 진행해 봤을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MBTI 네 글자는 곧 그 사람의 정체성이 됐다. 비록 이 검사가 전국적으로 유행했으며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과연 MBTI 하나로 자신의 성격을 고정시키고 더 나아가 사람의 성격을 판단하는 것은 옳은 일일까.
MBTI를 함부로 맹신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여기에 있다. 바로 MBTI에서 나타나는 '바넘 효과'의 영향이다. '바넘 효과'란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성격 특성을 자신의 성격과 일치한다고 믿으려는 현상을 말하는데, 심리학 강사들은 '~형'의 꼴로 정리된 정형화된 MBTI가 사람들에게 많은 위험이 되고 있다고 조언한다.
'바넘 효과'로 인해, MBTI 검사 속 보편적인 묘사들이 자신과 매우 닮았다는 '가짜 믿음' 이 생기게 되고, 결국 결과지 속 부정적 멘트의 믿음화로 인해 자신감이 저하되며 성격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기게 되는 등 악영향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또한 '낙인효과'로 사람의 인상을 MBTI로 고정화하게 되어, 지속적으로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갖게 되는 등의 부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바넘효과'로 검사결과 믿음
성격에 대한 고정관념 우려
그러나 MBTI 검사에 비단 부정적인 심리학 효과들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MBTI 속 긍정적인 멘트들은 오히려 사람을 발전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 현상에서는 심리학 효과인 '피그말리온 효과'가 작용한다. '피그말리온 효과'란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이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말한다.
결국 MBTI 결과 속에서의 긍정적 멘트들은 '피그말리온 효과'에 의해 사람을 성장시키고, 진취적이게 하는 작용을 한다. 더 나아가 '낙인효과'의 긍정적 작용으로, 사람을 더욱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좋은 결과도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MBTI 속 모순에 대해 이모(18) 학생은 "MBTI는 굉장히 효율적인 검사"라며 "검사결과가 16가지로 세분화돼 있고, 질문도 많고 다양하며, 과학적으로 증명된 검사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나의 성격에 대해 세부적으로 탐구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장점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모(18) 학생은 "최근 MBTI 하나 만으로 사람 자체를 판단하는 사람들을 봐 왔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부만 가지고 전체를 판단하도록 유도하는 MBTI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MBTI는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작용하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효과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지나친 믿음은 오히려 좋지 않다'라는 점을 깨닫고, MBTI 검사를 너무 지나치게 맹신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또한, 올바른 가치관과 판단을 통해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가꾸는 자세가 바람직함을 명심해야 한다.
/용인 죽전고 한재영
※위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