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이나 안료가 아닌 한지로 세상을 그리는 '한지그림 작가' 박승희(59)의 개인전이 23일부터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열린다.
한지 그림은 종이로 그리는 그림을 말한다. 염색한 전통 한지를 손으로 하나하나 찢어 밀가루 풀로 붙여서 형태를 완성하는 방식의 작품이다.
붓으로 그리는 것이 아닌 손으로 찢거나 뜯어 붙이는 만큼 한 작품에 2~3개월이 걸릴 만큼 고된 작업이다.
박승희는 이번 전시에서 꽃과 나무 등의 자연, 도시의 모습을 '그린'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제작 기간이 수개월이 넘게 걸리는 대형작품도 다수 전시된다.
충남 당진 출신인 작가는 1987년부터 인천에 정착해 살고 있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유명 화장품 회사에서 '컬러 컨설턴트'로 일했다. 1997년부터 한지그림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4차례의 개인전과 20여차례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인천 중구에서 '갤러리 지우'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에는 '박승희 한지그림 작품집'을 냈고, 동시집 '아기염소가 웃는 까닭은'의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박승희는 "내 삶의 모습 안에 함께 스며온 소중한 작업은 언제나 변함없는 위안과 평온을 선물로 주었다"면서 "한 장 한 장, 한 올 한 올, 내 안에 숨 쉬던 생명을 잉태하는 숭고함과 한결같은 사랑을 부끄럽게 고백하는 마음으로 여러분 앞에 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