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과 충청지역 등에서 발생한 꿀벌 폐사가 연천군 민통선까지 북상해 폐사 원인을 알지 못하는 양봉 농가들이 답답해하고 있다. 연천군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월동기 피해 봉군은 33농가 1천991군으로, 폐사 및 벌집을 나가 돌아오지 못하는 이탈현상까지 발생하면서 양봉과 과수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계절이 동절기에 접어들었으나 최근 온화한 기후가 연일 계속되자 양봉농가 벌들은 벌집 밖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고, 원인도 모른 채 벌들이 죽어 나가고 있어 양봉산업이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기 힘들어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1991군 피해' 양봉·과수농 시름
2019년부터 채밀량 '활황기 절반'
2019년부터 이상 기후로 채밀량이 활황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밝힌 농가들은 벌들의 폐사 및 이탈현상에 대한 지식 전달 창구조차 없어 시중에서 판매하는 진드기 및 가시응애 구제제 약품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중 유통 구제제 약품 다수가 중국산으로, 유럽에서 사용하고 있는 약품보다 10㎎ 정도 농도가 낮아 오히려 약품에 대한 면역력만 키우고 있다는 불만이 많다.
농가들은 또 원인을 알면 스스로 민간요법 등의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겠지만 학습 창구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문제 해결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꿀벌 피해에 대해 지자체에서 2억여 원 피해보상 제도를 마련해 놓고 있지만 농가들은 "벌이 사라지면 인류의 생명은 겨우 4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아인슈타인의 경고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와 학습노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인 모른 채 약품… 내성만 키워
"전문기관조차 해답 못찾아 답답"
신서면 답곡리 민통선에서 아카시아꿀을 재배하고 있는 도재복 연천군 양봉협회장은 "꿀벌이 폐사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모습과 빈 벌통을 보면 생계에 어둠이 드리워지는 것 같다. 민통선 청정환경과 농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꿀벌 폐사와 이탈로 애를 태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양봉산업 피해에 대해 경기도 축산연구소 등지에서 연구노력을 하고 있지만 전문기관조차 뚜렷한 해답 찾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원 외에 대책 마련을 찾지 못해 행정기관의 답답함도 농가와 마찬가지지만 벌들의 질병예방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2018년 연천지역의 평균 봉군당 꿀 생산량은 약 36.7㎏이었으나 지난해에는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1.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