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9천억원에 달하는 인천경제청 유보금을 '제물포 르네상스'와 '뉴홍콩시티' 프로젝트 등에 우선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송도국제도시 지역 정치권과 일부 주민이 반발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인천 연수구을) 국회의원은 23일 유보금을 다른 지역 개발사업이 아닌 송도국제도시 인프라 구축사업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인천경제청에 보냈다.
정일영 의원은 "김진용 청장의 유보금 사용 발언은 신중하지 못한 것으로, 송도를 포함한 경제자유구역 주민을 무시하는 행정 행위"라며 "인천경제청 유보금은 송도 주거환경 개선과 과밀 학급 해소, 교통환경 개선 등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9천억원에 이르는 유보금은 송도 토지 매각 등으로 발생한 만큼 해당 재원은 산적한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우선 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의회 이강구(국·연수구5) 의원도 "인천경제청의 자산인 송도 땅을 인천시로 이관해 간 것만 해도 수조원에 이른다"며 "차질을 빚고 있는 현안 사업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유보금은 송도를 포함한 경제자유구역 주요 현안 사업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물포 르네상스 우선 투입" 파장
정일영 의원 "주민 무시 행정행위"
이강구 의원 "현안 차질 많은데…"
송도 일부 주민은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유보금은 송도 관광자원화와 인프라 구축사업 등에 사용해야 하며 이를 인천경제청에 공식 제안해야 한다"며 대부분 주민이 유보금 존재 여부 자체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진용 청장은 지난 14일 열린 인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인천경제청의 유보금 사용 계획과 관련해 "유보금은 송도컨벤시아 2단계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 상환을 비롯해 제물포 르네상스, 뉴홍콩시티 사업 등에 우선 투입할 방침"이라고 했다.
그는 "뉴홍콩시티 사업이 추진되려면 영종도와 강화도를 잇는 다리 건설이 중요하다"며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이런 인프라 구축사업에 유보금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천경제청 한 해 평균 예산은 1조원 정도로 대부분 토지 매각 대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애초 계획보다 빨리 투자유치가 성사돼 토지 매각이 이뤄지거나 예상치 않았던 투자유치가 진행돼 관련 부지가 팔렸을 경우 유보금이 발생한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