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삶이 충돌하며 어울리는 공간은 그 곳에 머문다고 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지금 2022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는 낯설어서 모를 수 밖에 없는 곳이지만,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익숙하지만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곳이다.
건축가 헤르조그 & 드 뫼롱은 한 인터뷰에서 "서울은 정체성을 찾을 수 없는 도시"라고 말했다. 불편함을 느껴진다면, 그에게 서울의 정체성을 어떻게 소개해줄 수 있을까.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을 수 있다. 그렇기에 알고 있지만 설명할 수 없는 곳이 서울이다.
반면, 카타르는 1971년 영국보호령에서 독립한 대한민국 10분의 1 크기의 작은 나라다. 월드컵이 열리지 않았다면 우리가 이렇게 주목했을까. 그러나 카타를 잘 아는 사람들은 '이제부터라도 잘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과 카타르를 들여다볼 수 있는 2권의 '돋보기'가 나왔다.
■서울 어바니즘┃이상헌 지음. 공간서가 펴냄. 328쪽. 3만2천원.
'가로등 하나하나부터 건물까지 일관성이 없다', '번쩍거리는 건물이 많지만 미학적으로 아름답지 못한, 추한 상업 빌딩들이다.
일관성도 정체성도 찾아볼 수 없다'. 수도 서울을 향한 헤르조그의 냉담한 평가에 답변을 해줄 책이 나왔다. 대학에서 도시와 건축의 역사, 이론을 연구하고 가르친 이상헌 교수가 봉건 시대 한성에서 근대 경성을 거쳐, 거대도시의 모습을 갖춘 지금까지 긴 역사 속에서 변화해온 서울 도시형태의 형성과정과 원리를 이해하고 잠재적 질서를 찾아낸 책이다.
한성·경성·서울… 도시의 변화 소개 슈퍼블록 등 차별성 분석·대안 망라
길과 필지, 블록의 관계를 분석하고 근대화 과정에서 등장한 가로街路에 둘러싸인 필지 블록을 통해 도시조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폈다. 또 건물과 가로, 필지의 관계를 분석했다. 근대 서울의 영역 확장과 식민정부 주도 아래 도입된 도시 계획, 근대적 개념의 도시계획을 거치는 과정을 조명하면서, 서울 도시구조의 대표적인 특인인 슈퍼블로까지 다룬다.
이밖에 서양 도시와 다른 서울의 차별성을 분석하고 특징과 문제점, 나아가 자연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대안을 망라했다.
'서울 어바니즘'은 저자가 서구 중심의 도시이론으로 해석할 수 없는 서울을 진단하고 내놓은 서울의 정체성을 말한다.
■있는 그대로 카타르┃이세형 지음. 초록비책공방 펴냄. 1만6천원.
4년만에 돌아온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 그 개최지 카타르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 월드컵 사상 최초의 중동지역 개최지라는 점만으로도 흥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카타르를 호기심에 얕게 알고 지나갈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카타르에서는 중동, 나아가 글로벌 차원의 변화와 갈등이라고 할 만한 이슈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어 '카타르를 보면 국제 정세가 보인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작지만 중동과 글로벌 이슈의 중심지 풍부한 현지 지식… 다양한 면면 담아
해외 건설 경기 붐을 취재하기 위해 처음 중동과 인연을 맺은 저자는 카타르의 아랍조사정책연구원 방문연구원, 카이로 특파원을 거치면서 쌓은 카타르에 대한 지식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책은 카타르의 기본정보에서부터 출발해 현재 카타르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문화, 경제와 산업을 두루 소개한다. 특히 역사와 정치 체계, 외교 안보 정책 등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 카타르를 면면을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