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 11월4일부터 11월14일까지 경기도교육청과 12개 교육지원청, 10개 직속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행감은 11대 의회 들어 첫 행감이면서 동시에 일명 진보교육감 13년의 교육정책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자리였다. 양당이 동수인 상황에서 살짝 민감할 수 있는 사항들도 많았으나 다행이 우리 의원님들께서 선을 지켜 주셔서 정책 행감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번 행감의 주요 의제는 임태희 교육감의 주요 공약으로 추진되는 미래교육 정책으로서 국제바칼로레아, IB 교육이었다. 먼저 IB 교육이 고비용의 일부 귀족교육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한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 IBO와 IB 교육 의향서를 사전 연구 등 준비도 없어 또 47억원의 예산 수반 사항임에도 의회 사전 보고도 없이 시행한 도교육청에 대해 적절한 절차를 준행하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반면 IB 교육이 사고력 확장과 자기주도적 학습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었다. 이에 더해 신임 교육감의 새로운 정책에 대해서는 신뢰를 갖고 맡겨주어야지 시작도 하기 전부터 딴지 거는 자세는 문제가 있다며 옹호하는 입장도 있었다.
IB 교육 관련 예산은 지난 9월 도교육청 추경예산에 IB 교육 기초학교 운영 등 약 14억7천만원이 경기도의회에서 최종적으로 삭감되었다. 또 2023년도 도교육청 본예산에 IB 프로그램 운영학교 지원 등 32억2천만원의 예산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사실 IB 교육은 그 태동이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부모를 둔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대구와 제주에서 운영 중에 있다. 이제 혁신교육이 차지하던 경기교육의 대표 브랜드 자리가 IB 교육으로 바뀌어도 되는지, 그렇다면 어떤 내용들로 채워져야 하는지 우리 교육기획위원회는 이번 행감을 통해 큰 숙제를 받았다.
올해 행감에서는 도교육청과 학교현장을 연결하는 교육지원청의 위상을 인지하여 교육지원청 감사를 서둘러 종료하고 학생의 자기주도적 활동의 장소로 활용되는 김포몽실학교, 다문화교육의 메카 안산 원곡초, 4·16민주시민교육원 등 현장 방문을 통해 경기교육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방식으로 변화를 도모했다.
또한 참관인으로 오신 초·중·고 협장교 교장선생님들이 건의사항과 교장선생님 등 현장 증인 채택을 통해 학교현장의 필요를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더불어 학교운동장 개방 형평성 문제 등 도민제보 7건의 의견도 의원별로 배정하여 성실히 다루었다. 이태원 참사를 이후 학교시설 안전문제도 주요 이슈로 떠올라서 성남 제일초등학교 붕괴 위험 지적과 긴급한 조치 요청이 현장을 직접 답사한 의원에 의해 제기된 사안도 큰 눈길을 끌었다. 그외에 3회 응시제한을 철폐한 장학사 시험 전형, 흉기까지 등장한 촉법소년 학교폭력의 교육적 해결방안, 남북교육교류협력기금 사용 절차의 투명성, 영재교육의 필요성, 교육정보화기기 활용 개선, 생존수영 교육시 안전 확보, 초·중 통합학교 운영 문제점, 기초학력 부진 근본 문제 해결방안, 학생자살 예방 지자체와 협력 방안 등 다양한 정책적 대안들이 제시되었다.
이번 행감 역시 형식적인 자료 제출과 불성실한 답변도 간간이 연출되었다. 특히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도교육청 최고 간부공무원의 업무 숙지 미비로 인해 의원들의 질의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서면으로 대신하겠다는 회피성 답변이 총괄 행정사무감사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아쉬움을 남겼다.
행감은 집행부에게는 고단하고 어려운 넘어야 할 산이겠지만, 대의민주주의의 협의체인 의회가 도교육청에 대한 지적과 균형 있는 견제를 통해 올바른 방향을 향해 가도록 돕는 과정이다. 따라서 집행부는 의원님들의 매서운 질책과 행감에서 제시된 정책적 대안을 겸허히 수용하고 진정성을 갖고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황진희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