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을 넣는 역할을 하는 이른바 '9번' 공격수가 없다. 이것이 독일 축구의 문제다."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E조 조별예선 경기인 독일과 일본의 경기가 열리는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만난 크리스토프 씨(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 소속 기자)의 지적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도 취재했다는 그는 "현재 토마스 뮬러나 카이 하베르츠가 공격수 역할을 맡고 있지만, 이들은 원래 2선에서 플레이하는 스타일"이라며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은퇴 이후 확실한 공격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토프 씨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독일은 이날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전반 33분 일카이 권도간의 페널티킥 골로 앞서나가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후반전 들어 일본의 도안과 아사노에게 일격을 당하며 일본의 승리를 지켜봐야 했다.
선수들의 이름값만 따지면 일본은 독일의 적수가 되지 못했지만, 후반전에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거함' 독일을 무너뜨렸다.
크리스토프 씨의 예상대로 독일은 일본전에 카이 하베르츠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지만, 다득점에 실패했다.
한일 월드컵도 취재했다는 독일 기자
클로제 이후 확실한 공격수 없다는 지적
스페인과 경기서 승리해야 16강 가능성
카타르 월드컵 보는 재미 하나 더 늘어
독일 축구는 전통적으로 골을 넣을 수 있는 확실한 공격수가 존재했다. 게르트 뮐러, 위르겐 클린스만, 미로슬라프 클로제 등 독일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들은 독일의 골을 책임졌다. 그러나 지금은 이 같은 계보가 끊긴 상태다.
독일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스페인, 일본, 코스타리카와 한 조에 속했다. '죽음의 조'라고 불리는 E조에 편성된 독일은 첫 경기인 일본과의 경기에서 패한 상태에서 세계 축구 강호인 스페인을 만나게 됐다. 독일 입장에서는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승리해야만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믿음직한 공격수의 부재에도 독일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무너진 자존심을 다시 세울 수 있을까. 카타르 월드컵을 보는 재미가 하나 더 늘었다.
한편 같은 날 카타르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E조 조별예선 경기에서 스페인은 코스타리카를 7-0으로 대파했다. 알 베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F조 조별예선 경기에서는 모로코와 크로아티아가 0-0으로 무승부를 거뒀고 같은 조의 벨기에는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캐나다를 1-0으로 물리치고 승리를 챙겼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