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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인천의 한 대로변에서 이동노동자들이 인도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2.11.2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겨울을 앞두고 근무 중 추위를 피하며 휴식할 만한 공간이 없는 인천 지역 이동노동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인천에서 음식 배달을 하는 김성현(가명·37)씨는 겨울이 되면 동료 5~6명과 돈을 모아 단기로 작은 월세방을 얻곤 했다. 수도권 중 유일하게 인천에만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가 없어 몸을 녹일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서울 등 다른 도시에서는 겨울이면 이동식 쉼터를 제공해 일시적으로라도 휴게 공간을 늘려준다. 인천은 그런 공간조차 없어 겨울이 더 힘들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5~6명 돈 모아 단기 월셋방 계약
서울시는 캠핑카 개조 곳곳 순회

사무실 없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사이트 등 온라인 플랫폼 중개를 통해 일하는 이동노동자(배달 라이더, 퀵서비스 기사, 대리기사 등)는 마땅히 쉴 곳이 없다. 최근에는 카타르 월드컵 등으로 인해 배달량까지 늘고 있어 잠깐이라도 숨을 돌릴 수 있는 쉼터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한다.

서울시는 연말 모임이나 행사 등으로 배달 주문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쉴 곳이 없는 이동노동자를 위한 간이 쉼터를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이 쉼터는 캠핑카를 개조해 배달 수요가 많은 지역을 순회하며, 이동노동자들에게 음료나 다과, 쉴 공간 등을 제공한다. 이동노동자들이 오토바이, 전기자전거 등을 잠시 세워둘 주차 공간도 도심 곳곳에 마련했다.

서울에서 운영 중인 쉼터는 월평균 약 3천800명의 이동노동자가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인천시는 이동노동자들의 쉼터 조성 목소리가 커지자 지난 3월부터 쉼터 조성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 장소나 규모 등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

인천시 산하 인천노동권익센터는 24일 쉼터 조성과 관련한 토론회를 열어 대리기사, 배달노동자 등의 의견을 들었다. 인천노동권익센터 관계자는 "쉼터를 만들어도 정작 아무도 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실효성 있는 쉼터를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대근 라이더유니온(배달 노동자 노동조합) 인천지부장은 "각 군·구 상가 밀집 지역에 최소 1~2개씩은 쉼터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