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느끼는 우리 사회 성인지 감수성은 몇 점일까.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남성들이 익숙한 일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의 '젠더공감 나우 토크 콘서트'가 진행됐다.
젠더공감 나우는 '나부터, 우리부터'를 뜻하는 말로,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남성의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의 참여가 필수적인데, 그간 남성이 참여하는 성평등 문화활동은 없다시피 했다.
지난 24일 수원컨벤션센터 회의실에서 개최된 토크콘서트에서 참석자들은 생활 곳곳에서 마주한 성차별적 요소들을 소개했다. 흔히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깨고, 2기 젠더공감 나우에 참여한 20여 명은 다양한 요소를 통해 우리 사회의 불평등한 성 인식을 꼬집었다.
워크숍을 통한 성인지 교육과 성평등 관련 기관 탐방, 특강, 전문가가 참여하는 성평등 이슈 관련 인문학 포럼 등을 통해 성인지 감수성을 키운 참여자들이 만난 일상에서는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토크콘서트에 참여한 김현상·김광원씨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 '소년심판'을 통해 가정폭력을 간접 경험하고, 가부장적 제도가 각종 사회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현상씨는 "성평등만을 토론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다양한 문제를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정기적으로 성평등과 관련한 사유를 글로 써 본 김대연·박동순·심근·이종필씨는 자신의 성인지 인식을 돌아보고 앞으로 자신이 추구해야 할 길에 대해 설명했다.
박동순씨는 "글을 쓰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지만, 결론적으로 성평등을 실천하는 데 용기와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며 "나부터 노력하고 그런 노력들이 모이면 따뜻하고 평등한 사회가 올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지난 3개월여 간의 활동 소감을 전했다.
대학생과 경찰, 대학교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과 배경을 가진 이들이지만, 2기 나우 활동이 그간 보지 못한 새로운 관점을 얻는데 도움을 받았다며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참여자의 가족이나 지인들도 참석해 함께 우리 사회를 진단하는 등 나우 활동이 성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재단은 2기 참여자들을 경기양성평등센터 남성 서포터스단으로 위촉해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정정옥 재단 대표이사는 "나우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평등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공유하는 것이 아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형성됐다"며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를 가져 성인지 감수성이 확산되는 데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