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대학가에서 졸업 논문을 폐지하는 학과(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과는 졸업 논문을 지난해 2월 졸업생부터 받지 않고 있다.

이어 올해는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2월 졸업생)와 아태물류학부(8월 졸업생)가 졸업 논문을 없앴다. 내년에는 아동심리학과(2023년 2월 졸업생)도 졸업 논문을 폐지하기로 했다. 해당 학과(부)의 재학생들은 논문 대신 졸업학점을 이수하고, 토익 등 영어자격증으로 성적을 인증하면 졸업할 수 있다.

인하대 4학년에 재학 중인 원모(24)씨는 "졸업 논문은 대학 4년 동안 배웠던 것을 정리하고, 작성과정에서 전공에 대해 깊이 공부하라는 의도인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졸업을 앞두고 취업 준비로 바빠 논문 제출 기한을 맞추는 데 급급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올해 졸업 논문을 폐지한 인하대 아태물류학부의 정호상 학부장(교수)은 "논문 한 편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논문 작성법 수업을 수강하고, 장시간 논문 지도도 받아야 해 재학생들에게 부담이 됐다"며 "취업을 앞둔 학생들에겐 인턴 경험, 현장 실습 등을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해 논문을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등 제도 없애
인천대 정외과도… 실습 대체 추세

국립 인천대학교에서도 올해 정치외교학과(동북아지역학연계전공 제외, 8월 졸업생)가 졸업 논문을 없앴다. 졸업을 앞둔 이 학과 재학생들은 학과 전공 시험에 응시해 기준인 60점을 넘기면 된다.

내년 2월 졸업하는 인천대 함모(25)씨는 제1전공에서는 졸업 논문을, 복수전공에선 논문 대신 졸업 작품(실습보고서)를 냈다고 한다.

함씨는 "대체로 졸업을 앞두고 논문 작성을 시작하는데 짧은 시간 안에 긴 글을 완성하려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면서 "복수전공 졸업작품에서는 수업에서 배운 코딩 명령어를 실제 프로그램에 입력해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며 재밌게 실습을 진행했다"고 했다.

졸업 논문 폐지 움직임에 대해 인천 한 대학의 사회과학계열 교수는 29일 "학생들이 졸업 논문을 쓰면서 논리적 사고방식을 익힐 수 있어 논문 작성은 학문 연구뿐만 아니라 직장생활에도 도움이 된다"며 "대학에서 취업 등 현실적인 문제로 졸업 논문이 사라지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