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반(統班)을 이해하기 위해선 대한민국 행정구역 체계를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한다. 현재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행정구역이라 함은 크게 광역자치단체(특별시, 특별자치시, 광역시, 도, 특별자치도)와 기초자치단체(시, 군, 구)가 있고 그 아래 읍, 면, 동을 두어 행정구역을 관리하고 있는데 자치단체별로 조례를 통해 하부조직을 둘 수 있어 대부분의 지자체는 통반을 두고 있다.
통장(統長)을 선출하는 것은 꽤나 복잡한 자격조건과 절차를 요구한다. 통장은 통의 우두머리 역할로서 ▲통 관할구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25세 이상의 주민 ▲국가관과 애향심이 투철하고 책임감이 확고해야 하며 ▲주민의 신망이 매우 두터운 사람이라는 상기 조건을 모두 만족한 주민 중에서 공개모집을 통해 최종 동장(洞長)이 위촉한다.
통장의 역할은 다양하다. 행정시책의 홍보와 주민여론 관리, 주민의 거주 이동상황 파악 및 관리, 관할 통내의 지역주민 복지욕구 파악 및 수렴 등 통의 전반적인 모든 행정업무를 총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통장들은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이다. 통에 대해 모르시는 것이 없는데 예를 들면 '어느 집에는 누가 사는데 누구랑 결혼해서 어디서 일하고 있다', '여기는 배수로가 잘 안 빠지고 저기는 보도블록이 잘 맞추어져 있지 않아 통행에 불편하다'는 등 해당 통에 대해 모르는 사항이 있으면 통장님께 확인해보면 십중팔구(十中八九) 알고 계신 내용을 줄줄이 전언한다.
동 입장에서 통장들의 도움은 이처럼 절대적이다. 마을의 해결사, 마을의 만능열쇠로 통하는 통장과의 긴밀한 협조가 수반되어야만 세밀한 행정, 빈틈없는 행정으로 나아가 진정한 의미의 동정(洞政)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석현준 동두천시 상패동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