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락은 동화속 주인공인 곰 이름이다. 폴락이 태어나 처음으로 굴을 나왔을 때 나뭇잎이 '폴락'하며 떨어져 엄마 곰이 붙여준 이름이라고 한다. 폴락은 '풀려난 곰'이다. 지리산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데리고 왔고, 어린 나이에 지리산으로 방사되었기 때문이다.
책 속 '작가의 말'처럼, 이 이야기는 오삼이를 모델로 상상해서 만들어졌다. 1983년 설악산에 살던 반달가슴곰이 밀렵꾼의 총에 맞아 죽고, 1985년 지리산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된 이후 반달가슴곰은 남한에서 자취를 감춰 멸종된 줄로만 알았다. 그러다 2002년 지리산 무인카메라에 야생반달곰의 모습이 포착되면서 존재가 확인됐다.
언제부턴가 지리산에서 반달가슴곰이 살며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반달곰 복원사업이 시작되고 나서였다. 러시아에서도 데려왔고, 평양에서도 데려와 방사했다. 2009년에는 자연 상태에서 곰 2마리가 각각 새끼를 낳기도 했다. 정부는 2021년 5월 기준 최소 반달가슴곰 74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야기의 모델로 삼은 오삼이는 괴짜 곰이다. 지리산을 자꾸 벗어나 다른 산으로 모험을 떠나는 오삼이에겐 '모험왕', '콜럼버스곰', '방랑곰'이라는 별명도 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우레'와 '송송이', 폴락의 엄마, '검은발', '하얀발' 등도 지리산에 살던 곰의 모습을 일부 가져왔다고 한다.
책은 재미있는 이야기로 곰의 생태를 쉽고 자세하게 알려준다. 또 우리 아픈 현대사의 비극적인 한 부분을 간직한 지리산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저자는 "지리산 곰들이 지리산을 넘어 백두대간까지, 이 땅 곳곳에서 살아가길 바란다"며 지리산 반달가슴곰에게 응원을 보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